스페이스엑스(X)가 공개한 대형 우주발사체 ‘팰컨헤비’ 발사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사진출처: 스페이스X 영상 갈무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세운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 엑스(X)의 대형 우주발사체 ‘팰컨헤비’가 6일 낮 1시30분(한국시각 7일 오전 3시30분) 첫 발사에 성공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몰던 빨간색 테슬라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를 팰컨헤비에 실어 화성으로 보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 등 외신은 6일 팰컨헤비가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계획대로 발사에 성공했으다고 보도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팰컨헤비의 발사 추진력이 다른 발사체의 두배라고 전했고, 미 <에이비시>(ABC) 방송은 추진력이 보잉 747 열 여덟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는 2013년 팰컨헤비 첫 발사를 목표로 했지만, 개발 차질로 발사 일정이 연기됐다. 이후 2017년 11월로 연기된 뒤 다시 12월로 연기된 바 있다. 머스크는 “여지껏 본 적 없는 위대한 로켓 발사 또는 최고의 불꽃놀이를 보려고 전세계에서 사람들이 왔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전세가 팰컨헤비 발사를 주목하는 건 괴짜 억만장자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가 항공우주 산업의 판도를 바꾼 ‘게임 체인저’ 기업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처음으로 로켓 재활용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발사 비용을 크게 낮췄다.
팰컨헤비는 이미 발사에 성공한 재활용 로켓 ‘팰컨9’ 세 개를 나란히 묶은 형태다. 팰컨헤비도 팰컨9 처럼 1단 로켓을 재사용 할 수 있다. 팰컨헤비가 대기권을 빠져 나가면, 1단 양쪽 로켓 2개가 지상으로 돌아온다. 가운데 로켓은 2단 로켓과 분리된 뒤 자율운항무인선박(드론십)에 해상 착륙한다. 회수된 로켓은 최대 10차례 재사용이 가능하다. 재사용 로켓을 활용한 팰컨헤비의 회당 발사 비용은 약 9000만달러(약 980억원)다. 천문학 대중화를 위한 비영리 단체 행성협회의 제이슨 데이비스 에디터에 따르면, 탑재 중량이 절반인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의 경쟁 로켓 ‘델타 아이브이 헤비’의 발사 비용은 4억달러(약 4352억원)다.
팰컨헤비는 길이 70m, 폭 12.2m에 이른다. 팰컨9는 인공위성을 발사하거나 국제우주정거장(ISS)에 가벼운 물체를 실어나를 때 쓰이지만, 팰컨헤비는 ‘헤비(heavy·무거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지구 저궤도(600~800㎞)를 기준으로 최대 63.8t까지 운반할 수 있다. 대형 위성이나 거대 우주망원경을 쏘아 올리거나, 대형 로봇을 화성으로 보내는 등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머스크는 로드스터에 흰색 우주복을 입은 마네킹 스타맨과 영상 카메라 세 대를 실었다. 첫 비행에선 실패확률이 높기 때문에 인간 우주인이 탑승하지 못했다. 로드스터가 화성으로 날아갈 땐 영국 가수 고 데이비드 보위의 ‘스페이스 오디티’를 틀 예정이다. 머스크는 “로드스터는 초당 11㎞ 속도로 지구에서 4억㎞ 떨어진 곳까지 가게 된다. 우리는 팰컨헤비가 수억년간, 아마도 십억년 동안 그 궤도에 있으리라 추산한다”고 말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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