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첫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을 유력하게 검토한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을 고려한다는 것은 회담 전망 및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와 관련해 의미가 매우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아침(현지시각) 트위터에 “여러 나라가 회담 장소로 고려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남한의 경계에 있는 평화의집·자유의집이 제3국보다 상징성이 있고, 중요하고, 영속적이지 않을까? 단지 질문해보는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8일 “3~4주 안에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게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지 질문해보는 것”이라고 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판문점을 직접 거론했기 때문이다. 평화의집은 군사분계선(MDL) 남쪽 시설로, 남북 정상이 회담 뒤 “완전한 비핵화”를 핵심으로 하는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 곳이다. 자유의집은 군사분계선을 중간에 두고 북한의 판문각과 마주 보는 건물로, 남북 사이의 연락 업무를 담당하기 위해 세운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회담 장소 후보지가 5곳이라고 했다가 이튿날 2곳으로 좁혀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과의 회담 준비를 위한 접촉이 상당히 진척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판문점을 유력 후보로 거론한 것은 비핵화 중심의 회담 의제와 관련해 북한과 상당한 의견 접근을 봐서 만족할 만한 발표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도 판문점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의견을 나눈 2~3곳 가운데 판문점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본영 성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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