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소환에 불응할 수도 있다고 그의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밝혔다.
줄리아니는 6일 <에이비시>(ABC)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헌법 제5조를 근거로 특검 수사에서 증언을 피할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고, 우리는 다른 대통령들이 가졌던 똑같은 특권을 주장할 수 있다. 미국의 모든 변호사들은 그가 증언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수정헌법 제5조에는 진술거부권이 규정돼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공정하게 대한다면, 특검 앞에서 증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줄리아니는 이를 염두에 둔듯 “나에겐 증언하기를 원하는 의뢰인이 있다. 그가 증언할 수도, 우리가 뮬러 특검과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았다.
지난주에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에 합류한 줄리아니는 애초 백악관과 뮬러 특검 사이에서 원만한 의사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특검 쪽과 긴장을 높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을 위증의 덫에 빠뜨리려는 통제 불능의 검사라고 비난해, 특검 쪽과의 대결 강도를 높였다.
줄리아니는 의뢰인인 트럼프 대통령과도 마찰을 일으키는 중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관계 입막음용’으로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테파니 클리퍼드에게 돈을 지급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역할을 해온 마이클 코언이 클리퍼드에게 준 13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트럼프 대통령이 변제했다고 시인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코언이 스테파니에 돈을 준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리아니가 “사실관계를 똑바로 파악하지 못한다”며 격노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3일 트위터를 통해 “코언에게 매달 상담료를 줬지만, 이는 선거자금이 아니다. 코언이 스테파니와 맺은 계약은 나와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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