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케빈 림/스트레이츠 타임스 제공
완벽하게 준비됐다는 신호였을까, 아니면 딴생각에 빠져 있다는 증거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오전 9시(현지시각)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고작 몇 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회담과는 전혀 상관없는 미국 현지 뉴스에 잇따라 반응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외교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직전까지 미국 현안과 ‘자기편’ 유권자를 챙기는 모습이었다. 물론, 전날 열린 북-미 실무 협상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이 이미 완벽하게 준비됐다는 뜻일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8시3분께 숙소 샹그릴라 호텔을 떠나자마자 “방금 투표에 대한 최고 법원의 결정을 받았다. 좋은 뉴스!”라고 적었다. 이는 오하이오주 선거제도에 대한 연방대법원 판결에 소감을 밝힌 것이었다.
11일(미국시각) 연방대법원은 오하이오주 정부가 선거를 몇 차례 생략하고 선거관리 통보에 응답하지 않는 유권자를 유권자 목록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5 대 4로 보수적 재판관이 다수를 차지했다. 공화당은 이른바 ‘유령 유권자’가 투표 결과를 왜곡한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특정 소수집단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딴생각’은 또 드러났다. 그는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도착한 뒤인 오전 8시35분에 “무역과 경제를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한 우리의 훌륭한 래리 커들로(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가 심장마비로 고통받고 있다”며 “그는 지금 월터 리드 메디컬센터에 있다”고 언급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했던 커들로는 지난 10일 <시엔엔>(CNN) 방송에 출연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향해 “냐약하고 부정직한 인물”이라고 비난해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화보] ‘세기의 담판’ 6·12 북-미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