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악랄하다”고 비난하며 자신의 표밭인 팜벨트(농업지대)의 수호자로 자처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트위터에 “중국은 내가 농민들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는 사실을 알고, 내가 미국이 계속 이용당하게 놔두도록 만들려고 이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들의 사악한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자신의 주요 지지 기반인 농업지대에서 생산하는 품목들을 보복관세 부과 대상으로 삼은 것을 비난한 것이다.
미국 농무부는 전날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자국 농가에 최대 120억달러(약 13조5900억원)의 긴급 지원을 결정했다. 농가에 직접 돈을 지급하거나 잉여 농산물을 정부가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원 대상은 콩, 사탕수수, 유제품, 과일, 돼지고기, 쌀, 견과류 등 중국의 보복관세로 타격을 입는 농축산물이다.
미국이 지난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25%의 관세를 매기자 중국 정부도 같은 날 농축산물과 자동차 등 같은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 품목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중서부 팜벨트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겨냥한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긴급 지원에 대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흉흉해진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처”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 무역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 <엔비시>(NBC) 방송 공동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들의 38%만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지지했고, 45%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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