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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송환 미군 유해 상당수 장진호 전투 희생자들”

등록 2018-08-03 16:11수정 2018-08-03 17:59

미 국방부 “많은 유해 상자들 신흥리에서 와”
“1950년 겨울 장진호 전투와 상관있다” 설명
당시 신흥리 주둔 미군은 절반 이상 희생
북한이 돌려보낸 55구의 미군 추정 유해의 상당수는 미군 역사에서 악몽으로 일컬어지는 장진호 전투의 희생자들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의 수석 과학자인 존 버드는 2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원산에서 본 바로는 많은 (유해) 상자들이 장진호 또는 조신호(장진호의 일본식 명칭) 주변 신흥리에서 왔다”고 밝혔다. 그는 “유해들은 1950년의 유명한 장진호 전투와 관련이 있다”고 했다.

버드는 정전협정 65돌 기념일인 지난달 27일 미군 군용기를 타고 원산에 도착해 북한이 넘긴 유해들을 1차적으로 감식했다. 그는 “유해들의 상태로 판단할 때 한국전쟁 사망자들로 보인다. 함께 발견된 물품들도 한국전쟁 때 미군이 지급한 것과 일치한다”며, 전몰 미군들의 유해가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버드는 “과거에 북한이 일방적으로 돌려보낸 유해들도 같은 마을에서 발굴된 것”이라며, 이번에 송환된 유해들도 장진호 전투 희생자들일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원산에서 유해를 인도한 것은 발굴지와 가깝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진호는 함경남도 북쪽의 개마고원에 있다. 장진호 오른쪽에 있는 신흥리는 1996~2005년 북한과 미국이 공동으로 유해 발굴을 한 곳이기도 하다.

1일 하와이 히캄 기지에서 진행된 미군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부터)과 필 데이비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등이 경례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1일 하와이 히캄 기지에서 진행된 미군 유해 봉환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부터)과 필 데이비슨 미군 인도태평양사령관 등이 경례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장진호 전투는 미군 역사에서 손꼽히는 악전고투로 기억될 뿐 아니라 한국전쟁의 향방을 바꾼 전투다. 인천상륙작전을 거쳐 진격을 거듭한 미군 제10군단은 1950년 11월 말 한반도 북동부 전역의 점령을 예상하던 중 장진호에서 중국군과 맞닥뜨렸다. 눈치를 못 챈 사이에 중국군 병력은 몇 배로 불었고, 미군은 밤이면 영하 30도를 밑도는 혹한 속에 포위 공격을 감당해야 했다. 미군은 1만명 넘는 사상·실종자가 발생한 가운데 가까스로 포위망을 벗어나 흥남에서 1·4 후퇴에 나서야 했다.

송환 유해들의 주요 발굴지로 알려진 신흥리는 장진호 전투 지역들 중에서도 미군의 피해가 컸던 곳이다. 신흥리에 배치된 미군 제7보병사단 소속 ‘페이스 태스크 포스’ 부대는 몇 배나 되는 중국군과 싸우다 2500여명 중 1050명만 퇴각에 성공했다. 이 중 385명만 부상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부대를 이끈 돈 카를로스 페이스 중령도 전사했다. ‘페이스 태스크 포스’ 부대에는 한국인들이 카투사로 배속됐다는 기록도 있어, 유해들 가운데 한국인이 섞여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북한이 인도한 유일한 인식표에 이름이 적혀있는 장병의 유족과 연락이 닿았다고 밝혔다. 인식표 주인의 유족은 다음주에 워싱턴에서 열리는 실종자 유족 대상 설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인식표의 이름은 뚜렷이 알아볼 수 있는 정도이지만, 그의 유해도 함께 송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국 국방부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의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주기적으로 유해 발굴 진척 상황을 설명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화보] 북-미 숨가쁜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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