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항공보안관 “위협적 행동에 대응”
아내 “정신적 문제” 고함 외면… 과잉대응 논란 일 듯
아내 “정신적 문제” 고함 외면… 과잉대응 논란 일 듯
2001년 9·11 동시다발테러 이후 항공기 테러를 막기 위해 항공보안관 제도를 대폭 확대한 이래 처음으로 미국에서 여객기 승객이 항공보안관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오후 미 마이애미 국제공항에서 이륙준비중이던 아메리칸항공 소속 보잉757 여객기에서 미국시민 리고베르토 알피자(44)가 갑자기 비행기 통로를 뛰쳐나가며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다, 비행기와 공항건물을 잇는 회랑에서 항공보안관들에게 사살됐다. 보안당국은 “알피자가 뛰쳐나가며 폭탄을 갖고 있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실제로 폭탄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중에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알피자의 아내가 뒤쫓아나가며 “남편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외쳤지만 최악의 상황을 피하진 못했다. 보안당국은 “항공보안관들은 위기에 처했을 때 총을 쏘도록 규정돼 있다”며 적절한 대응을 했다고 옹호했지만, 알피자의 친구들은 “총격은 엄청난 실수였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항공보안관이란 승객으로 위장하고 비행기에 탑승해 유사시 테러범들을 제압하는 임무를 띤 요원으로, 이들의 신원은 비공개로 되어 있다. 항공보안관 숫자는 9·11 테러 이전엔 33명에 불과했지만 테러 이후 수천명으로 늘었다. 미 정부는 이들의 정확한 숫자와 어떤 비행기에 타는지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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