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미친 개’(mad dog)라고 불렀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순한 개’(moderate dog)로 ‘강등’시키면서 교체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11월6일 중간선거 뒤 매티스 장관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이란 핵협정 탈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책 등에서 계속 마찰을 겪은 매티스 장관을 경질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과 함께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 ‘미친 개’라고 소개하며 매티스의 강성 이미지를 홍보하더니 최근에는 ‘순한 개’라며 실망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하고 충동적인 언사가 실제 미국의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저지하며 ‘어른’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반도 문제도 마찬가지다. <워싱턴 포스트>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는 11일 발간한 책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 지난 1월 주한미군의 존재 필요에 의문을 제기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매티스 장관이 “3차대전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말로 설득했다고 밝혔다.
‘매티스 패싱’ 분위기도 이어져 왔다. <엔비시>(NBC) 방송은 6월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탈퇴 계획을 제삼자를 통해 전달받은 것과 우주군 창설 계획을 갑자기 통보받은 것을 근거로 매티스 장관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입지가 커지면서 매티스 장관의 위상은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매티스 장관은 우드워드의 신간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등학교 5, 6학년 수준”이라고 했다는 발언이 소개되면서 더 난처한 입장이 됐다. 매티스 장관은 발언 사실을 부인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매티스와 함께할 것”이라고 했지만 교체설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후임으로 육군 참모차장을 지낸 잭 킨이 유력하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뉴욕 타임스>는 정치권과 동맹국의 신뢰를 받는 매티스 장관을 경질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큰 정치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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