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근처의 사우전드 오크스에 있는 술집에서 7일 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13명이 사망한 직후 현장 인근에서 생존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A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교외에 한 술집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의 범인은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험이 있는 군인 출신 20대 남성이었다. 그는 해병대에서 근무하던 중 아내와 이혼했고,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시엔엔>(CNN)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사건은 7일 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북서쪽 벤투라 카운티 사우전드오크스의 한 대형 술집에서 발생했다. 대학생 행사가 예정돼 있어 당시 술집에는 200여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인 이언 데이비드 롱(28)은 검은색 모자와 후드티, 선글라스를 낀 차림으로 술집에 들어와 연막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발사했다. 겁에 질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의자로 창문을 깨고 도망치기는 등 사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총기 난사 사건으로 용의자를 포함해 13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 내년 퇴직을 앞둔 경찰도 포함됐고, 용의자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에이피>(AP) 통신은 해병대 발표를 인용해 그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약 5년간 해병대원으로 복무했으며, 2010년 11월부터 2011년 4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파병돼 전투 임무에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롱은 18세의 나이에 해병대에 입대 1년 뒤 한 여성과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2년만에 끝이 났다. 그는 전역 후 사건현장에서 8km떨어진 주택가에 어머니와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롱은 해병대 전역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지난 4월 정신과 전문의들이 롱의 자택에 방문해 상담하기도 했다. 6개월 전께 그의 집안에서 물건을 부수는 소리와 고성이 들려 경찰이 출동한 일도 있었다고 현지 주민들은 전했다. 그는 특별한 범죄 전력이 없었고, 교통사고 등의 입건 기록만 남아있다.
롱이 범행에 사용한 글록 21 권총은 벤투라 카운티의 한 총기상에서 합법적으로 샀다고 경찰은 밝혔다. 다만, 탄환을 더 많이 발사할 수 있는 ‘확장 탄창’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캘리포니아에서 불법이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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