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28 16:06
수정 : 2018.11.28 22:31
WP 인터뷰…“파월 의장 고른 게 조금도 만족스럽지 않아”
기자들, 트루먼 경구 ‘책임은 내가 진다’ 언급도 별무소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너럴 모터스(GM)의 공장 폐쇄도 연방준비제도(Fed) 탓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최근의 주가 폭락과 지엠의 미국 공장 폐쇄 발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연준과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 때문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난 연준과 화해하지 않겠다”며 “그들은 실수하는 거다. 난 직관을 갖고 있으며, 내 직관은 때로는 그 누구의 두뇌가 내게 말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실수’는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올린 것을 말한다. 연준은 연말께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고용 등 경제 지표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야 인플레이션 등 경기 과열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치적으로 내세워온 미국 증시가 최근 올해 상승분을 모두 까먹은 상황에 대해 연준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여기에 지엠이 미시간주와 오하이오주 등 자신의 주요 지지 기반인 ‘러스트 벨트’에 있는 공장을 내년에 폐쇄하면서 인력을 15% 감축한다고 26일 발표하자 다시 연준 탓을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트위터로 지엠 최고경영자 메리 배라를 비난하면서 이 업체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전부 취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임명한 게 후회스럽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제이(파월 의장)를 고른 게 조금도 만족스럽지 않다. 누구를 원망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연준이 하는 일은 완전히 틀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재닛 옐런 당시 연준 이사회 의장을 면접하고서는 그의 연임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이 파월 의장이 과거 공화당 집권기에 백악관에서 일한 경력 등을 들어 ‘우리 사람’을 앉혀야 한다고 건의하자 마음이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해서 30년 만에 경제학 박사 학위가 없는 연준 이사회 의장이 탄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중에 옐런 전 의장은 연준을 지휘하기에는 키가 너무 작다고 측근들에게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나무에 새겨 집무실 책상에 올려놓고 본 글을 환기시켜줬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전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책상에 붙어 있던 글은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였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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