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12 09:46
수정 : 2018.12.1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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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화웨이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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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CFO 멍완저우 부회장 보석 석방
캐나다 집 머물며 24시간 전자 감시
미국 인도 여부 심리는 예정대로
미, 중국 해킹 제재 발표 예정
롤러코스터 협상 국면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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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화웨이 C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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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46)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사건에 개입할 수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사건을 이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보석으로 풀려난 멍완저우는 미국 인도 여부에 대한 심리를 받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이 나라를 위해 좋다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중요한 사상 최대의 무역 협상에 유익하다면, 그리고 국가 안보에 좋다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확실히 개입하겠다”며 “그것(멍완저우 사건)이 협상의 일환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멍완저우의 미국 인도를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중국이 요구하는 것이 뭔지를 먼저 보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멍완저우의 신병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멍완저우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당일인 1일 미국 법무부의 요청으로 캐나다 당국에 체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완저우의 체포를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때문에 격노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캐나다 밴쿠버 법원은 이날 멍완저우에게 보석을 허가했다. 보석금 1천만캐나다달러(약 84억원)와 전자발찌 착용, 야간에는 밴쿠버 집에 머무는 게 조건이다. 멍완저우는 풀려난 상태에서 미국 인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리를 받게 된다. 법원은 내년 2월6일 법정 출석을 명령했다.
멍완저우의 체포에 반발하는 중국 당국은 전직 캐나다 외교관을 체포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현재 국제위기그룹에서 일하는 캐나다인 마이클 코브리그는 북한 관련 보고서 작성을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가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캐나다 정부는 멍완저우의 체포와 이 사건이 관련이 있다고 볼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이 보복을 위해 자국에 머무는 미국인이나 캐나다인을 억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었다.
멍완저우의 체포 등을 둘러싸고 미국-중국-캐나다 관계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무역전쟁의 앞날은 점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류허 중국 부총리가 10일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과의 통화에서, 보복 차원에서 40%로 올린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15%로 낮추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기술을 절취한 중국 해커들에 대한 기소와 대책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중 관계가 또 출렁일 수 있는 소재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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