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4 04:59
수정 : 2019.01.04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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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패권 전략을 다룬 <100년의 마라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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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수교 40돌: 화해에서 갈등의 시대로]
비둘기파-매파 대립 속 트럼프는 매파 편
“중국이 서방세계에 가장 큰 위협 될 것”
무역전쟁 휴전에도 중장기 대립 전망 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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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패권 전략을 다룬 <100년의 마라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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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중국의 부상이 위협적이라는 데에 정파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만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안에서도 갈수록 강경한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지난해 12월1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하고 무역전쟁 ‘90일 휴전’에 합의하기 전까지만 해도 행정부 안에 대중국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구도가 눈에 띄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협상파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등 매파가 자주 충돌한 것이다. 중국의 부상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 몰이를 하는 나바로 국장을 겨냥해 커들로 위원장은 “나바로는 대통령에게 큰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므누신 장관이 이끌어온 대중국 협상팀을 12월1일부터 라이트하이저 대표에게 맡기면서 강경파에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가 강경 노선의 맨 앞에 섰다. 중국에 지식재산권 보호와 강제 기술 이전 금지, 사이버 침입 중단 등을 요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을 “관세맨”이라고 부르며, 중국이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으면 추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강경 기조는 무역뿐 아니라 안보·기술 분야까지 확대돼 행정부 고위직들에게 그대로 이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중국의 국방·과학기술과 기업 스파이 행위, 남중국해에서의 군사 작전 등을 거론하면서 “중국이 서방 세계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해 10월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첨단기술 탈취 등을 “도둑질”이라고 표현하며 군사·기술·인권·문화 등 전반적 분야에 걸쳐 중국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이같은 강경 노선 뒤에는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이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인 마이클 필스버리가 있다는 관측이 있다. 필스버리는 중국이 건국 100년인 2049년에 미국을 꺾는다는 목표로 패권을 추구한다는 내용의 책 <100년의 마라톤> 저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기 전 백악관에서 그를 만나는 등, 중국 문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조언자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에서 필스버리를 “중국에 대한 권위자”라고 표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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