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0 16:46
수정 : 2019.01.10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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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의 하시엔다 요양병원에서 식물인간 여성이 출산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병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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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취약계층 대상 사립 요양병원서 발생
가족·의료진도 임신 사실 몰라
경찰, 병원 직원들 DNA 채취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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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의 하시엔다 요양병원에서 식물인간 여성이 출산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병원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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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요양병원에서 14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있는 여성(29)이 아이를 출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병원의 남자 직원들을 상대로 디엔에이(DNA) 샘플을 채취하는 등 수사에 착수했다.
<시엔엔>(CNN)은 9일 사립 요양병원인 ‘하시엔다 헬스케어’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피해자 가족과 병원,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 병원에 10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입원해 있던 여성이 지난달 29일 출산 징후를 보였다. 간호사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듣고 병상으로 달려갔을 때 이미 아이 머리가 나와 있었다. 의료진은 급히 제왕절개를 통해 남자아이를 출산시켰다.
가족뿐 아니라 의료진 모두 그의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아파치족 출신인 이 여성은 14년 전 물에 빠져 익사 직전에 구조된 후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상에 누워 있었다. 가족은 언론에 “의식은 없지만 고통을 느낄 수는 있는 상태다. 병원 쪽의 학대와 방임으로 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요양병원은 유아, 어린이, 발달장애인 등 의료 취약 계층을 수용, 치료하는 전문 요양시설로 60여개 병상을 갖추고 있다.
경찰은 성폭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병원 직원들의 디엔에이 샘플을 채취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수사 대상이 병원 직원들뿐 아니라 환자들로까지 확대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9일 현재까지 체포된 용의자는 없다.
병원은 성명을 통해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큰 상처를 준 전례없이 끔찍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20년 넘게 병원 경영을 책임진 빌 티몬스 대표는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아울러 병원은 주 보건 당국의 지시로 환자들에 대한 건강·안전 검진을 하고 병실 감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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