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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14 11:58 수정 : 2019.01.14 19:09

DNA 이중나선구조 발견 왓슨 “백인과 흑인은 유전적으로 IQ 차이”
미 연구소 “과학 뒷받침 안 되는 주장”…“부끄럽다” 명예직 박탈
2007년에도 “아프리카인들 지능은 우리와 같지 않다” 발언 파문

‘유전자 연구의 아버지’이자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적 분자생물학자인 제임스 왓슨(90)이 인종차별 표현으로 자신이 이끌었던 연구소에서 제명당했다.

<에이피>(AP) 통신은 뉴욕에 있는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가 명예소장과 명예이사 등 왓슨의 직함들을 박탈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왓슨은 이달 2일 방영된 <피비에스>(PBS) 다큐멘터리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한 게 문제가 됐다. 그는 과거의 인종차별적 시각이 바뀌었는지에 관한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이어 “지능지수(IQ) 검사에서 백인들과 흑인들의 평균은 차이가 있다. 그건 유전적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이고 “부끄러운” 언행이라고 비판하며 직위 박탈 조처를 취했다. 연구소는 “편견을 정당화하는 데 과학을 오용하는 것을 비난한다”고 했다.

왓슨은 26년간 소장을 맡는 등 이 연구소와 수십년간 관계를 맺어왔다. 연구소의 조처에 대해 그의 아들은 아버지가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양로원에 있다며 “그들(다큐 제작진)이 유전적 운명에 관한 아버지의 좁은 해석을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진의가 잘못 전달됐을 수 있다며 변호한 것이다.

그러나 왓슨은 이번 말고도 ‘전력’이 있다. 그는 2007년 <선데이 타임스 > 인터뷰에서도 “아프리카의 전망은 선천적으로 음울하다”며 “우리의 모든 사회 정책은 그들의 지능이 우리와 같다는 사실에 근거하지만, 모든 검사 결과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인종 간 차이가 없기를 원하지만 “흑인들을 고용한 이들은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했다.

왓슨은 이번 다큐에서 인종과 지능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은 2007년 이후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당시 이 연구소의 학장 직위를 내려놓고 발언을 철회한 바 있다. 연구소는 다큐에 나온 발언은 2007년에 문서로 한 사과를 번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에이피> 통신에도 “내가 어떻게 인터뷰에 나온 것처럼 말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 신념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다.

백인과 흑인의 지능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은 과거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대에 일부 과학자들이 주장했지만, 대다수 현대 과학자들은 피부색과 지능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왓슨은 디엔에이(DNA)가 이중나선 구조로 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동료인 프랜시스 크릭과 1962년 노벨상을 받았다. 그의 연구는 분자생물학에 빛을 밝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2007년 발언으로 과학계에서 외면당해 형편이 어렵다며 2014년에 노벨상 금메달을 팔았다. 생존한 수상자가 노벨상 메달을 판 것은 처음이었다. 그 돈으로 영국 현대미술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을 사고 싶다고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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