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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1.27 18:03 수정 : 2019.01.27 20:0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연방정부 폐쇄 사태에서 민주당에 사실상 밀려
폭스뉴스도 ‘지지층 지킬지 의문’ 우려
펠로시와 민주당, 트럼프와 대결서 첫 승리
설상가상 ‘킹 메이커’ 측근 특검에 체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연방정부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사태에서 민주당에 밀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의 난국을 맞고 있다. 35일간의 셧다운 사태로 지지율이 떨어진 데다 지지층을 만족시킬 결과도 얻지 못했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끄는 민주당은 그를 상대로 가시적인 첫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연방정부 업무를 일시적으로 재개하는 타협은 국경장벽과 관련해 “결코 양보가 아니다”라며 장벽 건설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경장벽 예산 통과에 대한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또다른 연방정부 폐쇄나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국경장벽 예산 협상이 즉각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양쪽이 “매우 완강”해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전날 상·하원에서 향후 3주간 연방정부 업무를 일시적으로 재개할 수 있는 예산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고, 그 기간 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다시 논의하자고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한시적 예산안에 즉각 서명해 미국 역사상 최장 셧다운이 종료됐다.

이는 그동안 민주당이 제시한 타협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타협안을 거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뒤로 물러난 것은 여론 악화와 공화당 내부의 이반 조짐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 안전 문제가 결정적이었다. 급료를 받지 못한 관제사들이 휴가를 내는 바람에 미국 공항에서 항공기 수백대가 취소되거나 연착됐다. 연방항공청은 뉴욕의 라과디아공항에서 1시간 동안 모든 항공기 착륙을 금지하기도 했다. 또 연말 세금 환급을 맡은 국세청 직원들도 정부의 명령에 아랑곳없이 업무를 중지해 납세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급료를 받지 못하고 일한 연방정부 공무원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애국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밀린 급료를 주겠다며 이들을 달랬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폭스 뉴스>도 그의 패배라고 평가했다. <폭스 뉴스>는 그의 지지율이 지지 37%, 반대 58%로 취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지층이 아직 잠식되기 시작한 것은 아니나, 그가 국경장벽을 놓고 항복한 것으로 비치는 위기를 피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대치해온 <시엔엔>(CNN)은 “낸시 펠로시가 도널드 트럼프를 부셨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 보좌관을 인용해 “거의 지지 않는 한 남자에게 수치스러운 패배”라고 전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해 말 백악관 회동에서 “중간선거를 통해 얻은 나의 힘을 마음대로 규정하지 말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한 것처럼 자신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타협안에 이끌린 공화당이 자신의 자장권에서 벗어날 가능성에 직면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 게이트의 ‘포위망’도 좁혀져,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셧다운 대치가 해소된 25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킹 메이커’로 활약한 그의 측근 로저 스톤을 구속했다. 스톤은 2016년 8월 대선 당시 민주당 전국위 해킹으로 유출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이메일 공개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의회 증언 등의 과정에서 이메일 유출을 사전에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유출을 사전에 인지하는 등 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공화당의 선거 전략가인 스톤은 트럼프의 ‘비선’으로 활약한 숨은 실력자여서, 이번 수사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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