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30 16:56
수정 : 2019.01.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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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이 29일 훈련이 진행되는 중북부 마라카이의 공군기지를 군 지휘부와 함께 방문하고 있다. 그는 위기 상황 속에서 연일 군부대를 방문하며 군의 지지를 과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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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1국가 2대통령’ 정면 충돌
대법원, 과이도 출국금지하고 계좌 동결
수사에 앞선 사전 조처…미, “중대한 결과” 경고
미국 내 베네수엘라 금융계좌도 과이도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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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가운데)이 29일 훈련이 진행되는 중북부 마라카이의 공군기지를 군 지휘부와 함께 방문하고 있다. 그는 위기 상황 속에서 연일 군부대를 방문하며 군의 지지를 과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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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대법원이 29일 자신을 임시대통령으로 선언한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에게 출국 금지령을 내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처벌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거듭 “중대한 결과”를 경고한 가운데 베네수엘라의 ‘1국가 2대통령’ 사태는 양쪽의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과이도 의장의 출국을 금지하고 그의 금융계좌를 동결했다. 타레크 윌리암 사아브 검찰총장이 과이도 의장에 대한 “예방적 조처들”을 취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대법원은 과이도 의장이 “공화국의 평화에 해를 야기했다”며, 수사가 완료될 때까지 “이 나라를 떠나는 것이 금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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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대통령을 자처하는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오른쪽)이 29일 의사당에서 손인사를 하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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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 결정은 미국이 자국에 있는 베네수엘라 정부 쪽 계좌에 대한 통제권을 과이도 의장에게 넘긴 직후 나왔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도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이 예치한 금의 인출권을 과이도 의장 쪽에 넘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전날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의 미국 내 자회사 등의 자산을 동결했다.
미국은 과이도 의장에 대한 마두로 정부의 압박에 즉각 경고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불법적인 전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의 후안 과이도 대통령에 대한 위협을 비난한다”며 “다시 반복한다. 민주주의를 전복하고 과이도를 해치려고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중대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대법원 결정에 대해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며 “여기서 우리 일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30일에 열리는 2시간 동안의 평화적 시위에 참석하라고 지지자들에게 촉구했다.
마두로 정부와 과이도의 ‘임시정부’ 세력이 정면충돌에 들어가면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고 거듭 밝힌 볼턴 보좌관은 전날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에 병력 5천명”이라고 쓴 노트를 옆구리에 끼고 단상에 섰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맞댄 미국의 우방국 콜롬비아에 병력을 보낼 것처럼 시늉해 마두로 대통령을 압박하는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볼턴 보좌관과 논의하지 않았다”고만 말했다.
중남미 국가들은 외부 군사 개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2017년 캐나다 및 13개 중남미 국가가 참여해 만든 ‘리마 그룹’은 이런 입장이라고 네스토르 포폴리시오 페루 외무장관이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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