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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2.03 15:55 수정 : 2019.02.06 14: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남부 국경 지대의 인신매매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 도중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가 탈퇴 절차 개시 통보하자
푸틴도 “우리도 조약 이행 중단”
통보 6개월 지나면 탈퇴 효력 발생
양국, 조약이 금한 무기 개발 선언
냉전시대 핵무기 경쟁 부활 조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남부 국경 지대의 인신매매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 도중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가 핵군축 조약의 핵심이자 상징인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의 이행 중단을 선언하며 탈퇴 의사를 상대국에 공식 통고했다. 냉전시대를 지배한 핵무기 경쟁과 위협이 되살아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일 “미국이 조약 참여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참여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따라 “새로운 유형의 무기들”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도 “미국의 중거리핵전력조약 탈퇴를 고려해서 새로운 유형의 무기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이 1987년 12월 워싱턴에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서명하고 있다.
중거리핵전력조약은 1987년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것으로, 사거리 500~5500㎞의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폐기하는 것이다. 핵무기 경쟁을 중단한다는 의미와 함께 미-소 냉전의 종식을 의미하는 조약으로도 인식돼왔다.

푸틴 대통령의 발표는 조약 유지를 위한 양국 협상이 결렬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6개월 안에 “모든 조약 위반 미사일, 발사대, 관련 장비를 파기해 조약을 준수하지 않으면” 정식 탈퇴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달 전 9M729로 알려진 러시아의 순항미사일을 파기하라며 60일의 시한을 제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은 조약을 위반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도 조약을 위반하는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는 게 러시아 쪽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 탈퇴를 예고하면서 러시아에 6개월의 기간을 통고한 것은 조약이 규정한 탈퇴 절차에 따른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러시아는 미국의 최고의 국익을 위태롭게 만들었으며, 미국은 더 이상 러시아가 공공연히 위반하는 조약의 제한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거리핵전력조약의 주된 보호 대상인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함께 회원국으로 참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며 미국의 결정을 지지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이 조약이 사멸한다면 자신들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러시아는 6개월 안에 조약 위반 문제를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거리핵전력조약을 문제삼는 이유에는 미국이 주요 위협으로 떠올랐다고 보는 중국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있다. 미-중 미사일 경쟁에서 자국만 발이 묶인다는 인식이다. 그러나 중국은 조약 참여 의사를 비치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2일 미국의 조약 파기 방침 발표에 “중국은 미국의 탈퇴에 반대하며, 미국과 러시아는 건설적 대화를 통해 의견 차이를 적절히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거리핵전력조약을 둘러싼 미·러의 대립은 다른 핵무기 감축 협정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021년 만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연장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은 양국이 보유한 핵탄두의 실전 배치 규모를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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