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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3.19 16:30 수정 : 2019.03.19 20:25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한 베토 오루크가 15일 아이오와주 워싱턴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워싱턴(아이오와주)/AFP 연합뉴스

출마 선언 하루 만에 610만달러 모금 ‘기록’
지난달 돌풍 일으킨 샌더스 의원보다 많아
40대 돌풍 주역 케네디·오바마에 연상시켜
아일랜드계…로버트 케네디 손자와도 절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한 베토 오루크가 15일 아이오와주 워싱턴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워싱턴(아이오와주)/AFP 연합뉴스
미국은 60년 만에 제2의 존 F. 케네디를 보게 될 것인가.

최근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신예 베토 오루크(47)의 초반 기세가 심상찮다. 기성 정치를 허무는 풀뿌리 정치를 선언한 그가 다시 40대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에이피>(AP) 통신은 14일 출마를 선언한 오루크가 24시간 만에 온라인으로 후원금 610만달러(약 69억원)를 모았다고 그의 대변인을 인용해 18일 보도했다. 지난달 출마 선언 하루 만에 600만달러를 모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기록을 깬 것이다. 샌더스 의원도 소액 후원에 의존했지만, 오루크도 기업들이 끼어드는 정치행동위원회(PAC)를 조직하지 않고 거액을 모았다. 그는 동영상으로 한 출마 선언에서 “미국은 지구 최후의 거대한 희망”이라며 미국 안팎의 숙제를 풀려고 나선다고 밝혔다.

하원에서 3선을 한 오루크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을 그만두고 공화당 거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큰 꿈을 꾸고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텍사스주는 1994년 이래 민주당 후보가 주지사나 연방상원의원을 맡지 못한 곳이다. 오루크는 48%의 득표율로 크루즈 의원(51%)에게 졌지만 선거운동이나 득표율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약 390만표)가 텍사스주에서 얻은 것보다 많은 400만표 이상을 얻었다.

오루크가 관심을 끄는 이유들 중 하나는 과거 40대 신예로 백악관에 입성한 민주당 소속 전직 대통령 케네디와 버락 오바마를 연상시킨다는 점이다. 기성 체제에 도전하는 이미지를 풍기는 것도 공통점이다. 매끈한 외양과 정력적 연설 스타일도 닮았다.

아일랜드계라는 점도 케네디와 오버랩되게 만든다. 오루크는 케네디가의 후광도 받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으로 법무장관을 지낸 로버트 케네디의 손자인 조 F. 케네디 3세와 오루크는 절친한 사이다. 하원의원인 케네디 3세는 지난해 오루크 지원 유세에도 나섰다. 케네디 3세는 텍사스를 방문해 오루크를 옆에 태우고 운전하면서 “사람들이 차기 미국 대통령은 누구냐고 계속 묻는다”며, “다크호스 몇이 있다. 베토가 그 선두”라고 말하는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루크는 총기 규제, 중동 분쟁, 성소수자, 이민 등의 주제에서 진보적 태도를 보인다. 급진적이기보다는 ‘85% 진보, 15% 중도’ 성향쯤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주요 무기들 중 하나는 튼튼한 다리다. 2012년 민주당의 8선 하원의원을 경선에서 꺾을 때는 1만6000가구의 대문을 두드렸고, 지난해 중간선거에서는 텍사스주 254개 카운티를 모두 돌았다.

인기가 솟는 잠재적 라이벌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을 리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마 발표 동영상에서도 자꾸 팔을 휘저은 오루크의 연설 버릇을 비꼬며 기자들에게 “미친 건가, 아니면 원래 그런가?”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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