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03 14:00
수정 : 2019.05.03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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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을 자처해온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의 군사 봉기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군 장병들을 만나기 위해 수도 카라카스의 포트 티우나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왼쪽) 등 군 사령관들과 함께 걷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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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대통령’ 자처 과이도 군사 봉기 실패 뒤
군 방문해 “전례없이 뭉쳤다” 단결 강조하며
야권 지도자 로페스 가택연금 위반 체포영장
폼페이오·라브로프 베네수엘라 사태 논의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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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임시대통령’을 자처해온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의 군사 봉기가 사실상 실패로 끝난 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군 장병들을 만나기 위해 수도 카라카스의 포트 티우나에 도착해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왼쪽) 등 군 사령관들과 함께 걷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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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야권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시도가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군대를 대동하고 국민 앞에 나선 마두로 대통령은 건재를 과시하며 전열 재정비에 들어갔다.
마두로 대통령은 2일(현지시각) 수도 카라카스의 포르트 티우나 기지에서 열린 군 행사에 참석해 “군이 워싱턴의 달러에 자신을 판 반역자들의 쿠데타 시도를 물리치고 전례없이 뭉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 전투 중”이라며 “반역자와 쿠데타 음모자들을 무장해제하는 이 싸움에서 높은 사기를 유지해달라”고 강조했다. ‘임시 대통령’을 자처해온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의 촉구로 일어난 이틀간의 반정부 군사 봉기의 성공적 진압을 선언하며 군의 단결을 촉구한 것이다. 국영 티브이(TV)를 통해 방송된 이날 행사에는 군 병력 4500여명이 함께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군 최고 사령관이자, 유일한 대통령인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군의 충성을 확인한다”고 <아아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지난 30일 과이도 의장의 촉구로 불붙은 야권의 봉기는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 한 채 마무리됐다. 과이도 의장의 장담과는 달리 군인 상당수가 봉기에 합류하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였다. 이틀간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서 시위대와 정부 군이 충돌하면서, 10대 청소년 2명 등 4명이 목숨을 잃었고, 46명이 다쳤다. 또 과이도 의장과 함께 나섰던 야당 지도자 레오폴도 로페즈 전 카라카스 시장은 가족들과 스페인 대사 관저로 피신했고, 이들과 함께 봉기에 나섰던 군인 25명은 브라질 대사관을 통해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공공부문 노동자와 민영 기업들에게 이달 총파업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모멘텀을 이어가려고 하고 있지만, 지지층조차 총파업 실행 계획에 미온적인 반응이다. 전력부족 등을 이유로, 국영기업과 학교 등이 이미 반나절 정도밖에 업무를 하지 않거나 아예 몇 주씩 문을 닫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봉기 진압에 성공한 직후, 베네수엘라 법원은 로페즈 전 시장에 대해 가택연금 결정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군사 봉기를 주도한 과이도 의장 체포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야권의 구심점인데다, 미국 정부는 물론 이웃 브라질과 콜롬비아를 비롯해 유럽 국가들이 과이도 의장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표명하고 있는 만큼, 외부 세력의 개입 근거를 주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6~7일 핀란드에서 예정된 제17차 북극이사회 각료회의에서 만나 베네수엘라 사태에 관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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