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5.22 16:31
수정 : 2019.05.2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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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앨라배마·조지아주 등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이 최근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킨 데 반발해 21일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내 몸은 내가 결정한다’고 쓴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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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앨라배마·조지아 등 공화당 장악 주
강력한 ‘낙태금지법’ 추진에 반발 격화
캘리포니아선 ‘낙태 옹호법’ 잇단 추진
에미상 감독, 조지아주 촬영 거부 선언
미 전역서 낙태금지 반대 대규모 시위
내년 대선 앞 ‘진영 대 진영’ 대결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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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앨라배마·조지아주 등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이 최근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킨 데 반발해 21일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내 몸은 내가 결정한다’고 쓴 펼침막을 들고 서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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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여성의 낙태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앨라배마주와 조지아 등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이 잇따라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민주당이 장악한 캘리포니아가 ‘총대’를 메고 반격에 나선 것이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낙태 찬반 진영 간 대결이 격화되는 분위기다.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20일 주내 34개 공립대학교 건강센터에 임신 초기에 비수술적 낙태를 가능하게 해줄 약물을 비치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의회 전문지 <더힐>이 보도했다. 앨라배마·조지아·아칸소·켄터키·미시시피·오하이오·유타 등 공화당이 주의회와 주정부를 장악한 7개 주가 강력한 낙태금지을 통과시키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특히 앨라배마에선 성폭행과 근친상간 임신도 예외 없이 낙태를 금지해 강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코니 레이바 의원은 “이 법은 여성의 권리, 특히 낙태에 접근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다른 주들이 강요된 임신조차 낙태를 할 수 없도록 퇴보하는 반면, 캘리포니아는 지체 없는 낙태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확인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캘리포니아주 하원에선 낙태를 금지한 주에서 캘리포니아로 스튜디오를 옮겨오는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사에 세제 감면 혜택을 주는 법안도 발의됐다.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태아 심장박동 법안’을 통과시킨 조지아주에 대해 영화계가 촬영 거부 움직임에 나선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 법안이 발의된 날, 텔레비전 시리즈 <시녀 이야기>로 에미상 감독상을 받은 리드 모라노 감독이 새 드라마 시리즈 <더 파워>의 조지아주 촬영 계획을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촬영 보이콧을 처음으로 행동에 옮긴 것이다. 조지아주는 세금 감면 덕에 할리우드를 제치고 최근 새로운 촬영 메카로 떠올랐지만 낙태금지법으로 그 지위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모라노 감독은 <타임> 인터뷰에서 “이곳에서 시리즈를 찍어 조지아주가 돈을 벌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21일 미국 주요 도시 등 500여곳에선 낙태권리행동동맹과 미국시민자유연맹 등 50여개 단체가 주도하는 집회와 행진이 진행됐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성명으로 “공화당이 이끄는 일부 주들의 낙태금지법은 악의적이고 잘못됐다”고 비판한 것을 비롯해 버니 샌더스,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에이미 클로버샤 등 민주당의 주요 대선 주자들은 트위터 등에 ‘#낙태금지 반대’(#StopTheBan)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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