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6.19 14:57
수정 : 2019.06.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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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한 대선 출정식에서 아내 멜라니아와 입맞추고 있다. 올랜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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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기가 미국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다” ECB 총재 공격
드라기 “우리는 모든 수단 쓸 수 있다” 즉각 반박
트럼프, 연준 이사회 의장 해임 가능성도 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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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한 대선 출정식에서 아내 멜라니아와 입맞추고 있다. 올랜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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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까지 타격하고 나섰다. 미국 대통령이 자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에게 난타를 가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 총재까지 공격하는 것은 전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트위터로 “마리오 드라기가 추가 부양책을 발표해 유로화 가치가 달러에 대해 즉각 떨어졌다. 유럽이 미국과 불공정하게 경쟁하기 쉽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또 “그들은 중국이나 다른 나라들과 함께 이런 일을 몇년 동안 해왔다”며 “독일 주가가 드라기의 부양책 때문에 올랐다. 미국에 매우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로존 19개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드라기 총재가 또다시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자 이렇게 반발했다. 드라기 총재는 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 연례 콘퍼런스에서 유로존의 경기 하강 우려에 대응해 “정책 금리를 더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유로존 정책금리는 0%다. 이 발언에 유로 가치는 달러에 대해 0.5%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유로 가치가 떨어져 유럽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가면 미국은 그만큼 손해를 본다는 취지다.
드라기 총재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중기 인플레이션 목표 2%를 유지할 의무가 있다”며 “우리는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쓸 준비가 돼 있으며, 환율을 노리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유로존의 가격 경쟁력을 올리려는 게 아니라 경기 하강 위험에 대비하려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트집을 잡는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이사회 의장에 대한 때리기도 이어갔다. 그는 이날 대선 출정식을 위해 플로리다주로 떠나기 직전 기자들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도 있냐고 묻자 “그가 어떻게 하는지 두고보자”고 말했다. 이날 <블룸버그>는 백악관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고 연준 이사직만 유지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고보자”는 말로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활황기에 있는 미국 경제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에게 정책금리를 내려 경기를 더 뒷받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리를 낮춰 주가를 띄우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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