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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6.20 10:54 수정 : 2019.06.20 19:29

핵전쟁은 공멸이라는 주장에 맞서 핵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 허만 칸. 미국 국방부는 새로 펴낸 핵 독트린인 ‘핵 운용’에서 그의 말을 인용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핵무기 사용 상정한 ‘핵 운용’ 공개했다가 삭제
“핵무기 사용은 결정적 결과 및 전략적 안정성 복원”
핵무기 사용 및 핵전쟁 승리 주장한 이론가의 주장 전달
미국 핵독트린, ‘억제에서 사용 가능으로 전환’ 논란

핵전쟁은 공멸이라는 주장에 맞서 핵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편 허만 칸. 미국 국방부는 새로 펴낸 핵 독트린인 ‘핵 운용’에서 그의 말을 인용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미국 국방부가 핵무기 사용을 상정한 새로운 핵 독트린을 만들었다. 핵무기 사용 억제에 초점을 맞추던 핵무기 정책의 선회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미국 국방부는 11일 누리집에 공개한 ‘핵 운용’이라는 새로운 전투 교리에서 핵무기 사용이 “결정적 결과들과 전략적 안정성 복원을 위한 조건들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이 문서는 합동참모본부가 채택한 것인데, 공개된 지 일주일 만에 누리집에서 내려졌다.

‘핵 운용’은 “특히 핵무기 사용은 근본적으로 전투의 범위를 바꾸고 사령관들이 분쟁에서 어떻게 승리하는가에 대해 영향을 주는 조건들을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특히 핵 계획 및 목표에 관한 첫번째 장에서 냉전시대의 이론가인 허만 칸을 인용해 “내 생각은 핵무기가 앞으로 수백년 동안 언젠가는 사용될 것이나, 그 사용은 광범위하고 무제한적이 아니라 소규모이고 제한적일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칸은 핵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주장한 논쟁적 인물이다. 이는 핵전쟁이 발발하면 공멸할 뿐이라는 ‘상식’과 인식에 정면 도전하는 것이다.

‘핵 운용’은 14년 만에 미국이 새롭게 내놓은 핵 독트린이다. <가디언>은 군비 통제 전문가들은 이번 내용은 핵전쟁에 대한 미군의 사고 전환을 상징하며, 매우 위험한 사고 체계라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 문서는 비공개로 전환되기 전에 미국과학자연맹에서 정부 비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스티브 애프터굿에게 발견됐고, 그가 내려받아 공개했다. 미국 합참 대변인은 국방부 누리집에서 이 문서를 내린 것은 “이 출판물은 다른 합참의 출판물과 마찬가지로 오직 공식적 목적으로 사용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핵 독트린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국제 핵협정인 2015년의 포괄적공동행동계획 및 1987년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 등 두 개의 핵 억지 국제 조약에서 탈퇴한 와중에 공개됐다. 그래서 더욱 미국의 핵 억제 의지와 태도에 관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 문서를 확보한 애프터굿은 새 문서는 “억제 독트린이 아닌 전투 독트린으로 확실히 간주된다”며 “불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문서가 정책 문서라기보다는 합참의 작전 문서로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짜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런 종류의 사고 자체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는 핵 운용 독트린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2010년 ‘핵태세 검토 보고서’를 내놓으며 핵무기의 역할 제한을 추구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조지 부시 행정부 때의 벙커버스터 핵폭탄 제조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군축 담당 고위 관리를 지낸 알렉산더 벨 군축비확산센터 선임정책국장은 “이번 보고서는 이 행정부가 귀를 막고 있으며, 조율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며 “핵 운용에 대한 문서를 포스팅했다가 즉각 삭제하는 것은 메시지 전달과 전략의 부재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핵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시기에 핵 공격의 잠재력 상승을 부주의하게 드러내는 것은 극히 둔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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