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1.24 12:03
수정 : 2019.11.2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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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대통령직 사퇴를 선언한 뒤 멕시코로 망명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오른쪽)이 12일 멕시코시티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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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날짜는 미정…정치권 합의에 사회혼란 잦아들지 주목
모랄레스 사법처리 추진…임시 대통령, 면책법안에 거부권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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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대통령직 사퇴를 선언한 뒤 멕시코로 망명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오른쪽)이 12일 멕시코시티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멕시코시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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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정계가 선거 비리 논란 속에 멕시코로 달아난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후임자를 선출하기 위한 새로운 선거에 합의했다. 이는 분쟁의 근원이 된 과거 대선을 백지화하고 화해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볼리비아를 뒤흔들고 있는 정정불안을 해소할 돌파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볼리비아 상·하원은 23일(현지시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출마를 배제한 새로운 대통령 선거 개최안을 잇달아 가결했다. 이에 따라 자니네 아녜스 임시 대통령의 승인으로 법제화가 마무리되면 볼리비아는 새 대통령을 뽑을 선거를 시행하게 된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정적이자 전 상원 의원인 아녜스 임시 대통령은 법안에 서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법안은 우선 지난달 20일 실시한 대선 결과를 무효화해 대선 재실시를 가능토록 했다.
의회는 특히 두 번의 임기를 연속으로 보낸 대통령은 동일한 자리에 다시 도전할 수 없도록 규정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출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했다.
다만 아녜스 임시 대통령이 법안을 언제 서명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고, 법안에도 대선 일정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사회주의운동이 장악한 상·하원과 임시 정부가 합의를 이룸에 따라 혼돈에 휩싸인 볼리비아 정국이 안정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볼리비아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멕시코로 망명한 이후 극심한 혼돈 상태가 지속해왔다. 2006년 대통령에 취임해 13년간 장기 집권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 4선에 성공했지만 부정 개표 논란이 일며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자 멕시코로 달아났다. 그러나 모랄레스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이 시위를 지속하며 현재까지 최소 32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위대는 특히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을 막는 이 법안에 강하게 반대했다.
현재 이들 반정부 시위대는 시위종료를 두고 아녜스 임시 대통령과 협상에 들어가기 위해 도로에 설치한 장애물을 제거한 상태다. 로이터 통신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는 새로운 선거의 길을 열어젖힌 이번 법안의 통과는 정정불안을 벗어날 돌파구"라고 해설했다. AP통신도 "대선이 부정 의혹으로 얼룩진 이후 혼란에 타격을 받은 볼리비아를 안정화를 위한 핵심적 절차"라고 이번 법안 통과를 평가했다. 사회 안정을 위한 노력의 다른 한편에서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아녜스 대통령은 이날 사회주의운동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직무 중에 저지른 범행 의혹에 대한 재판을 받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아 발의한 법안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내 정부에서 그 어떤 정치인이나 조합, 시민 지도자를 박해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히기는 했으나 그와 동시에 범죄를 저지르고, 법을 무시하고, 폐습을 저지른 이들은 사면을 받지 못할 것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법안은 마비돼 계류된 상태라고 의원들은 AP통신에 전했다. 아르투로 무리요 내무장관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시위대에게 도로 봉쇄를 유지하라고 종용했다며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테러와 폭동 선동 혐의로 전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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