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2.03 08:42
수정 : 2019.12.03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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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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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EU 정보통신 장관회의 앞서 반화웨이 공동전선 구축시도
“삼성·에릭슨·노키아, 고품질·경쟁력 갖춘 합법적 행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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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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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일(현지시간) 유럽 동맹국들을 대상으로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와의 협력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화웨이와 대비되는 '좋은 기업'의 예로 삼성을 꼽기도 했다. '화웨이 때리기'에 또다시 나서면서 삼성에 대해선 추켜세운 것이다.
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보통신 장관 회의를 하루 앞두고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해 경고장을 보내는 한편으로 대대적인 '반(反)화웨이' 공동전선 구축을 시도하며 중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3∼4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영국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 측이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유럽 동맹들을 상대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과 함께 화웨이 문제를 전면에 내세울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유럽은 5G(5세대 이동통신)와 관련해 안보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 EU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는 중요한 네트워크와 관련해 중국 회사들을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많은 것이 위태로운 상황인 만큼, 신뢰할 수 있는 기업들이 21세기 정보망을 구축하는 것이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유럽 국가들이 그들의 중요한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화웨이나 ZTE와 같은 중국의 '기술 거인'들에 넘겨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화웨이에 대해선 스파이 행위, 지적 재산권 탈취, 뇌물 수수 및 부패한 관행 등 각국에서 연루된 문제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이어 EU가 '화웨이 기술이 다른 대안들보다 더 낫고 저렴하다'는 유럽 홍보회사등의 말을 경청하며 위험을 부담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인 삼성이 그렇듯 (스웨덴의) 에릭슨, (핀란드의) 노키아와 같은 유럽 기업들도 고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갖춘 5G 장비들을 생산하고 있다"며 삼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 회사는 공정하게 경쟁하는 합법적인 상업 행위자들"이라고 추켜세운 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 기업은 법의 통치를 준수하고 그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민주국가들에 본사를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참석과 관련된 전화 브리핑에서 나토의 도전과제 가운데 중국을 최우선으로 꼽으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분명히 논의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화웨이를 비난하면서 '삼성 추켜세우기'에 나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자국 기업인 애플을 '지원사격'하며 삼성에 대한 '견제성' 언급을 해온 것과 미묘하게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텍사스 오스틴의 애플 제품 조립공장을 방문,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나란히 선 자리에서 "우리의 문제는 삼성"이라며 "삼성은 훌륭한 회사지만 애플의 경쟁자이다. 애플을 삼성과 어느 정도 비슷한 기준으로 처우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튿날 트위터를 통해 애플에 미국의 5G 구축 참여를 요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에도 "지금 문제는 그의 경쟁자, 좋은 경쟁자인 삼성이 관세를 내지 않고 쿡은 낸다는 것"이라며 대중국 관세 문제와 관련, 애플을 단기간 도와야 한다며 지원 방안 모색을 시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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