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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투 운동 촉발 와인스타인, ‘유죄’ 선고받자…

등록 2020-02-25 11:06수정 2020-02-25 21:19

3급 강간 및 1급 성폭력 유죄…최고 29년형 가능
종신형 가능한 ‘약탈적 성폭력’ 혐의는 무죄
기네스 펠트로 등 유명 배우 포함 80명 여성에 성범죄
2017년 NYT 보도에 피해 여성들 ‘미투’ 나서
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지난해 12월 11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보석심리를 마친 뒤 보행보조기를 이용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맨해튼/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지난해 12월 11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보석심리를 마친 뒤 보행보조기를 이용해 법원을 나서고 있다. 맨해튼/AFP 연합뉴스

세계적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67)은 유죄를 선고받자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았다. 수갑에 채워져 즉각 수감에 들어가는 와중에도 그는 무표정했다. 변호인은 그가 “정신적으로 강하다”며 그의 무표정을 설명했다.

와인스타인은 24일 미국 뉴욕 지방법원에서 3급 강간 및 1급 범죄적 성폭력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았다. 와인스타인은 유죄 평결 뒤 즉각 교도소 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최고 29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와인스타인은 자신에게 제기된 가장 중대한 혐의인 약탈적 성폭력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받았다.

와인스타인은 유명 여성배우 기네스 펠트로, 우마 서먼 등 적어도 80명의 여성을 상대로 수십년간에 걸쳐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고소됐다. 여러 여성들에 의해 드러난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등 혐의는 지난 2017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일어난 미투 운동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와인스타인 성추문이 드러나자, 사회적 권력을 가진 남성으로부터 성적인 피해를 본 여성들이 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으로 이어졌다.

7명의 남성과 5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와인스타인 사건의 배심원들은 5일간의 숙의 끝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들은 와인스타인이 지난 2006년 전 영화제작 보조원 미미 헤일리를 성폭력하고, 지난 2013년 영화배우 제시카 만을 강간했다며 유죄 평결했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최고 종신형을 살 수 있는 약탈적 성폭력 및 제시카 만에 대한 1급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평결했다. 약탈적 성폭력은 피의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심각한 육체적 피해를 남겼거나 흉기 등 위험한 도구를 사용한 성폭행이다. 와인스타인이 유죄평결 받은 3급 강간은 상대의 동의가 없거나, 17살 이하와의 직접적 성행위다.

평결이 내려진 뒤 와인스타인은 즉각 수갑이 채워져 수감됐다. 와인스타인은 이 과정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는 변호인과 대화했다. 그에 대한 형량은 오는 3월11일 선고된다.

검찰 쪽은 와인스타인을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여성들을 조종하거나 공격한 연쇄 포식자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변호인 쪽은 와인스타인과 고소인들 사이의 섹스는 동의에 의한 것이라며 고소인들은 이런 관계를 이용해 자신들의 사회적 경력을 쌓아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쪽은 고소인 중 2명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와인스타인의 성폭력 뒤에도 그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성관계를 가진 것을 지적했다.

와인스타인 사건은 지난 2017년 10월 <뉴욕타임스>가 수십년간에 걸친 그의 성폭행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와인스타인은 자신이 “많은 고통을 야기했다”고 인정했으나, 혐의는 부인했다. 하지만, 와인스타인에게 피해를 본 수십명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와인스타인은 자신의 회사 이사회에서 해임되면서 할리우드에서 퇴출됐다. 와인스타인에 대한 수사는 2017년말 뉴욕에서 시작됐고, 그는 2018년 5월 경찰에 출석하면서 기소됐다.

고소인 중의 한명인 배우 로즈 맥고원은 “대단한 날이다. 그 쓰레기는 치워졌다”고 반응했다. 하지만, 배우 애슐리 저드 등 19명의 고소인들은 공동서한에서 평결에 대해 오늘 결과는 그렇게 많은 여성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진실과 정의를 전달하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들은 와인스타인을 반대하며 나선 모든 여성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와인스타인의 변호인인 도나 로투노는 이날 평결에 대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하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하다. 그는 사나이처럼 이를 받아들이고 있고, 우리가 그를 위해 싸움을 계속할 것임을 알고 있고, 이것이 끝이 아님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로투노 변호사는 와인스타인이 실망했으나, “정신적으로는 강하다”고 말했다.

변호인 쪽과 검찰 쪽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와인스타인은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도 강간 및 성폭행 혐의로 재판받고 있고, 다른 사건에도 연루돼 있다. 또 민사 사건도 진행 중이다.

와인스타인 쪽은 지난 2019년 12월 일부 고소인들과 잠정적으로 2500만달러의 합의금을 타협했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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