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처를 놓고 불화를 빚어온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과 루이즈 엔리케 만데타 보건장관이 지난 3월18일(현지시각) 코로나19와 관련한 정부 대책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보우소나르는 만데타 장관이 주도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적극적인 방역 대책을 반대하다가, 16일 그를 해임했다. EPA 연합뉴스
강경한 우파 정책을 주장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이 그 동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적극적 대처를 주장해 온 보건장관을 결국 해임했다.
루이즈 엔리케 만데타 브라질 보건장관은 16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보우소나르 대통령이 자신에게 해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르 대통령은 만데타 장관이 국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자택 잔류를 촉구해온 것을 비난해왔다. 보우소나르는 코로나19를 “사소한 감기”라고 일축하며, 만데타의 방역 조처에 공개적으로 반대해왔다.
만데타는 트위터에서 “보건부에서 나와 함께 한 팀 모두에게 감사하고, 내 후임자가 보건장관으로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보우소나르는 만데타 해임을 “합의 이혼”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최근 몇주 동안 코로나19 대처를 놓고 공개적인 불화를 빚어왔다. 보우소나르는 코로나19 발생을 경시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거듭 주장해왔다. 반면, 만데타는 국민들에게 전 세계에서 도입된 방역수칙을 준수하라고 촉구해왔다. 특히 만데타는 이동제한을 명령한 주지사들을 치하했으나, 보우소나르는 해당 주지사들을 공격했다.
두 사람의 불화는 지난 12일 만데타가 방송과의 회견에서 코로나19 위기에서 정부의 단합된 목소리를 촉구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보우소나르 대통령의 대응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만데타는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한 일일 브리핑과 지도력으로 큰 평가를 받아왔다. 그의 지지도는 최근 몇주 사이 크게 치솟았으나, 대통령인 보우소나르는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했다. 보우소나르는 만데타가 추진한 대책들을 조롱하며, 외출과 만남을 갖고 악수도 꺼리지 않았다.
만데타 밑에서 브라질의 사회적 거리두기 계획을 입안한 한 보건부 관리는 만데타의 해임에 항의해 자신도 사임을 표명했으나, 만데타가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집계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현재 2만9165건의 코로나19 확진가가 발생했고, 1764명이 사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