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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경찰을 해체했더니…범죄 줄고 시민이 안전해졌다?

등록 2020-06-10 10:25수정 2020-06-10 14:22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경찰 예산 중단과 해체 주장
뉴저지 캠던은 2012년 해체…범죄 줄고 주민관계 개선
일부 소도시, 예산 문제로 기존 경찰 조직 유지 못해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미니애폴리스 행보 주목
지난 2012년 기존 경찰을 해체하고 새로 개조된 미국 뉴저지 캠던의 경찰에 소속된 경찰관이 주민들을 위한 바베큐 파티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새로 개조된 캠던 경찰은 주민 집을 가가호호 방문해 민원 사항을 파악하는 한편 이런 바베큐 파티나 드라이브인 극장을 개최해, 주민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 범죄율 하락을 이루었다. 캠던카운티경찰서 누리집
지난 2012년 기존 경찰을 해체하고 새로 개조된 미국 뉴저지 캠던의 경찰에 소속된 경찰관이 주민들을 위한 바베큐 파티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새로 개조된 캠던 경찰은 주민 집을 가가호호 방문해 민원 사항을 파악하는 한편 이런 바베큐 파티나 드라이브인 극장을 개최해, 주민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 범죄율 하락을 이루었다. 캠던카운티경찰서 누리집
미국에서 경찰 과잉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격화되며 경찰의 예산을 끊고 아예 경찰을 해체하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미니애폴리스 시 당국도 기존 경찰국을 해체하겠다는 결정을 발표했다.

미국 일부 도시에서는 플로이드 사건 이전에 이미 부패와 예산 문제 등으로 기존 경찰을 해체한 전례가 있다. 특히, 뉴저지주 주요 도시인 캠던은 경찰의 부패와 폭력 문제가 심각하자, 2012년 기존 경찰을 해체하는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 <시엔엔>(CNN)은 9일 기존 경찰을 해체했던 도시들의 사례를 전하며, 그중 가장 큰 도시인 캠던의 경우 특히 범죄가 오히려 절반으로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봤다고 보도했다.

인구 7만5천명의 캠던은 뉴저지 주립대인 럿거스대 캠퍼스 중 하나가 소재하는 등 뉴저지의 주요 도시 중 하나다. 하지만 캠던은 범죄와 폭력으로 악명이 높은 도시였다. 지난 2013년에는 170군데의 공공연한 마약 시장이 성행했다고 보고됐다.

경찰 부패는 그 핵심이었다. 경찰관들은 용의자에게 증거를 심거나, 조작하고, 위증을 강요했다. 이런 사실들은 캠던 경찰에 대한 소송 결과 밝혀졌다. 2013년 법원은 경찰의 이런 증거 조작으로 기소된 88명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시 당국은 2012년 특단의 조처를 내렸다. 기존 경찰국을 완전 해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시 경찰국이 해체되고, 캠던 카운티 경찰국이 경찰 업무를 맡기로 하고 본격적인 ‘경찰 개혁’ 수순을 밟았다.

7년이 지난 현재 캠던의 폭력범죄는 42%나 감소됐다. 범죄율은 1천명당 79명에서 44명으로 줄었다. 시 당국은 캠던 경찰 개조에서 두 가지 목표를 설정했다. 폭력범죄를 줄이고, 관계 개선을 통해 시민이 더 안전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었다. ‘공동체 지향 경찰업무’였다.

새로 고용된 경찰은 근무 첫날에 순찰 구역 주민들의 집을 일일이 찾아갔다. 문을 두들겨 자신을 소개하고는, 무엇이 필요하고 개선돼야 하는지를 묻도록 했다. 경찰의 무력사용 정책에서 “치명적 무력은 최후의 선택”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경찰 인력도 주민 구성에 맞췄다. 캠던에서 주민의 42%는 흑인이고, 중남미계가 50%에 달한다. 이에 맞춰 캠던 경찰 인력에서 백인은 소수이다. 주민 친화적 경찰 인력 구성은 주민들과의 관계 개선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찰들은 거리에서 바비큐 파티를 주최하고 드라이브인 극장을 열며, 주민들의 인적사항과 고충 파악을 하고 있다.

상황이 개선되자, 해고됐던 기존 경찰 중 100명도 재고용했고, 이제는 경찰 인력이 400명으로 늘었다. 캠던 카운티 경찰국장 조지프 와이소키는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 때 주민들과 함께 무릎을 꿇으며 동참하기도 했다.

뉴욕주 작은 도시 디포짓 시도 올해 초 경찰국을 해체했다. 1년에 20만달러나 드는 비용 때문이었다. 현재는 단 한명의 부보안관이 마을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미주리의 가든시티도 지난 2018년 모든 경찰관을 정리해고 하고 경찰국장의 업무도 정지했다. 그들을 유지할 재정능력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리오비스타 시의회도 지난 1월 경찰국 해체를 통과시켰다. 지난해 기존 경찰 인력의 절반이 이직한 데다, 경찰국장 등 지휘관도 떠났기 때문이다. 남아있던 경찰들도 지휘관이 없어서 근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리오비스타 시 당국은 이미 지난해 후반부터 솔라노 카운티 보안관실에 “빈 경찰 자리를 채우고 치안 업무를 맡아달라”는 계약을 맺었다. 시 당국은 이 조처를 영구화하기로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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