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서 공화당 하원 의원들을 만나 이민법 개정안 등에 대해 논의한 뒤 의회를 나서고 있다. 오른쪽은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매카시 의원. UPI 연합뉴스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2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증가를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탓으로 돌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밀어붙인 경제활동 정상화에 확진 증가의 책임이 쏠리는 걸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경제활동 제한이 순차적으로 해제된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사례가 증가세로 돌아서 매일 기록이 경신되는 등 2차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텍사스와 플로리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걸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정말 우려스럽다"고 답했다. 캘리포니아는 그의 지역구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수천명의 젊은이들이 시위에 나왔다. 그들이 서로 가깝게 서 있다는 건 우려 사항이었고 이제 우리는 그 결과를 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진 증가의 책임이 대규모 시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모이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고 손을 씻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드론(무인기)으로 찍은 로스앤젤레스의 영상을 보니 사람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었고 (확진자) 증가가 있겠구나 했는데 지금 우리는 그 결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보건당국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가속화할수 있다고 경고해왔으나 시위와 확진 증가가 밀접히 연관돼 있다는 증거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전역으로 확산했다. 마침 각 주에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활동 제한조치를 점차 해제할 때였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상화를 강력 추진하면서 코로나19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대선이 오늘이라고 하면 우려할만하다"면서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냐고? 그렇다. 그렇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승리 가능성을 놓고 공화당에 팽배한 우려를 드러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 공화당과 선거캠프에 빨간 불이 들어온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