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비치 컨벤션센터 앞에 21일(현지시각) 신속항원검사 안내판이이 놓여 있다. 마이애미 비치/EPA 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밝혔다가 며칠 만에 “실수였다”며 이를 철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지난 18일(현지시각)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지침을 누리집에 올렸다가 사흘 만에 조용히 삭제했다고 <시엔엔>(CNN) 방송 등이 21일 보도했다.
제이슨 맥도널드 질병통제예방센터 대변인은 “권고사항에 대한 변경 제안이 담긴 초안이 실수로 누리집에 게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현재 코로나19의 공기 전파와 관련된 권고 사항 수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 작업이 끝나는대로 업데이트된 문구가 게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18일 코로나19는 대체로 밀접 접촉한 사람 간 접촉이 되지만 “코로나19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하거나 노래, 말하고 숨쉴 때 나오는 호흡기 비말, 또는 에어로졸 속 작은 입자를 통해서도 감염된다“는 내용을 담아 수정한 지침을 누리집에 게시한 바 있다. 권고문에는 “코와 입, 기도, 폐를 통해 이런 입자들을 들이마시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치인) 6피트(약 1.8m) 이상까지 퍼진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이 삭제되면서, 현재 질병통제예방센터 누리집에 게시된 권고문에는 ‘코로나19가 6피트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 간의 접촉 과정에서 감염자가 기침·재채기를 하거나 말할 때 나오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주로 감염된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다. 기존의 입장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최근 연구진들 사이에선 코로나19가 공기 중의 작은 입자들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지난 7월엔, 전세계 32개국 과학자 239명이 세계보건기구(WHO)에 공개서한을 보내 코로나19의 공기감염 가능성을 제시하며 코로나19 예방 수칙 수정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는 여전히 코로나19가 주로 비말을 통해 감염되며,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밀폐되고 밀집된 공간에서는 에어로졸 형태로도 감염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이클 라이언 세계보건기구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21일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새로운 증거를 보지 못 했다”며 “우리의 입장은 그대로다”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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