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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펜스를 시험에 들게 하다…대선 ‘인증 거부’ 압박

등록 2021-01-06 14:54수정 2021-01-06 15:04

‘6일 의회의 대선 결과 인증 거부하라’
펜스 “법과 헌법에 따를 것”
트럼프, 대선 결과 놓고 충성 시험
지난해 4월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AFP 연합뉴스
지난해 4월22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AFP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놓고서 자신에 대한 충성을 직접 가리는 감별사로 나서고 있다. 지지층들에게 누가 자신을 따르는 정치인인지 보여줘, 퇴임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부통령은 사기로 선택된 선거인들을 거부할 권한이 있다”고 썼다. 6일 의회에서 열리는 상·하원의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을 거부하라는 의미이다. 이에 대해 펜스는 자신은 선거를 뒤집을 권한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펜스는 부통령으로서 상원의 의장인데 이 인증 과정을 주재한다. 대통령 선거인단의 투표를 확정하는 상·하원 합동회의는 요식 절차다. 이 과정에서 상원 의장으로서 부통령의 역할 역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읽고 당선인을 확정하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들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의 승리는 조작됐고, 그에 따라 선출된 선거인단은 부정하게 선출된 것이라서 거부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상원 의장인 펜스 부통령이 의회 인증 과정에서 총대를 메고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한 것이다.

전날 트럼프는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지원 유세에서 “나는 마이크 펜스가 우리를 위해 해내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당신에게 해야만 한다”며 “물론 그가 해내지 못하면, 나는 그를 아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펜스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자신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압박이다.

트럼프를 충실하게 추종해왔던 펜스는 그의 완강한 보수적 색채와 절제된 언행으로 차기 공화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펜스는 트럼프에게 선거 결과를 바꿀 권한이 자신에게는 없다고 말했다고 <시엔엔>은 보도했다. 펜스는 5일 백악관에서 트럼프와 점심을 함께 하며, 의회의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결과 인증에서 자신의 역할이 요식행위일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펜스의 측근은 그가 “법과 헌법을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가 대선 결과를 놓고 끝까지 다툼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의회에서도 그의 선거불복을 충실히 따르는 의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상원에서는 차기 대선에 출마하려는 테드 크루즈 등 11명의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대선 결과 인증을 거부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원에서도 인증 거부를 주도하는 11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140여명 하원의원들이 동참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의회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거부하고 대선 결과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은 없다. 하지만 트럼프로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 지지층에게 자신에게 충성하는 의원들이 누구인지를 솎아내주는 효과를 보고 있다. 트럼프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자신의 지지층이 지지하지 않으면, 당선이 불투명하다는 신호를 보내며 당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극대화하고 있는 셈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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