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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카를로스 메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 별세

등록 2021-02-16 00:20수정 2021-02-16 02:39

90년대 집권하며 신자유주의 정책
‘부채 위기 씨앗 뿌린 대통령’ 평가
14일 별세한 카를로스 사울 메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의 1997년 10월 모습. AP 연합뉴스
14일 별세한 카를로스 사울 메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의 1997년 10월 모습. AP 연합뉴스

카를로스 사울 메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각) 별세했다. 향년 90.

<클라린> 등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은 메넴 전 대통령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병원에서 요로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숨졌다고 전했다.

1989~1999년 집권했던 메넴 전 대통령은 초인플레이션 등으로 빈사 상태였던 아르헨티나에 집권 초 신자유주의정책을 도입해 경제 성장을 이끌었으나, 그 부작용으로 퇴임 직후 국가가 대규모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는 등 부정적 유산을 남겼다.

시리아계 변호사였던 메넴은 페론주의당에 입당해 40대에 라리오하 주지사를 지냈다. 1976년 군부 쿠데타 이후 5년간 정치범으로 수감됐다가 석방된 뒤 다시 라리오하 주지사를 지내다 1989년 대선에서 페론주의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페론주의는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한데, 메넴 전 대통령은 취임 후 페론주의와는 거리가 먼 신자유주의 정책을 폈다. 국영기업들을 민영화하고, 가격 통제정책을 폐기했으며, 외국인 투자 유치에 힘썼다. 달러 대비 페소화 환율을 1대 1로 고정하는 페그제도 도입했다.

취임 당시 아르헨티나 경제는 군사정권부터 누적된 대규모 외채와 초인플레이션으로 빈사 상태였는데, 메넴 전 대통령은 연 5천%에 육박하던 인플레이션을 1993년 한 자릿수로 안정시켰다.

이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했으나, 집권 후반 급격한 신자유주의 정책 도입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빈부 격차가 심화하고, 실업률이 치솟았으며, 외채는 계속 불어났다. 고정환율제는 글로벌 경제 변동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그가 퇴임하고 2년 만인 2001년 대규모 채무불이행을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넴 전 대통령이 부채 위기의 씨앗을 뿌렸다고 표현했다.

집권 말부터 횡령 등 부패 스캔들에도 휘말렸으며 불법 무기 수출 혐의도 받았다. 2001년 70살에 미스 유니버스 출신 35살 칠레 여성과 재혼했다가 10년 뒤 이혼했다. 2003년 대선에 다시 출마했다가 결선에서 낙선했고, 2005년부터 상원의원을 지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14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카를로스 사울 메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그의 관을 만지며 애도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카를로스 사울 메넴 아르헨티나 전 대통령의 유족들이 그의 관을 만지며 애도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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