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저녁(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해변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가 몰려 파티를 열고 있다. 마이애미/AFP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봄 방학을 맞아 해변으로 몰려든 인파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다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비상사태 선포 직후에도 마스크조차 쓰지 않은 인파가 광란의 파티를 벌여 경찰이 강제 해산시키는 한 바탕 소동이 일었다.
마이애미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마이애미비치 시의회는 21일 오후 8시부터 오전 6시까지 통금 등 비상사태 조처를 시행하고, 이를 최소 4월12일까지 연장한다고 의결했다. 통금 시간에는 교통이 제한되고, 마이애미 최대 유흥가인 사우스비치의 영업점도 문을 닫는다.
앞서, 댄 겔버 마이애미비치 시장은 전날 저녁 8시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이상의 군중이 몰려들었다”며 “규칙을 따르려는 의사도 없이 정말로 너무 많이 왔고, 그 결과는 우리가 감내할 수준을 넘는 혼란과 무질서”라고 밝혔다. 그 뒤에도 마이애미 해변가에서는 몰려든 인파들이 무절제한 파티를 벌였다. 경찰은 후추탄을 쏘면서 이들을 강제로 해산시키고, 이에 저항한 파티 참가자 12명을 체포했다. 마이애미 도심과 해변가에는 주말이 시작되는 20일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들이 몰려들어, 소동에 가까운 노상 파티를 벌인 바 있다.
마이애미는 미국의 봄방학 시즌인 2~3월 고교생과 대학생이 몰려드는 대표적인 휴양지다. 특히 이번 주말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날씨가 따뜻해지자, 경계심이 풀린 군중들이 몰려들어 소란을 피운 것으로 보인다.
겔버 시장은 “록 콘서트 장 같았다”며 “여기와서 광란을 부리려면, 다른 곳으로 가라”고 비난했다. 시청 간부인 라울 아귈라는 <시엔엔>(CNN)에 “도로포장이나 풀이 보이지 않았다”며 도로와 잔디가 인파로 뒤덮였다고 한탄했다.
겔버 시장은 특히 론 드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비판했다. 드산티스 주지사는 지난달 “플로리다는 코로나19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운 오아시스”라고 말했고, 이 때부터 인파가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플로리다는 지금까지 200만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여전히 코로나19의 중대한 진원지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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