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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유혈의 바그다드…’ 그래도 결혼은 계속된다

등록 2006-07-05 10:42

영안실의 시체 수는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고 폭탄테러 때문에 대낮에도 마음놓고 거리에 나설 수 없는 것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현재 모습이다.

하지만 걸프전과 이라크전쟁을 모두 겪은 결혼관리사 나디아 하비브는 여전히 예식장 장식용 조화를 고르고 식장에 들어갈수 있을지도 불확실한 케이크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미국 일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5일자에서 "최고의 결혼이 되길 바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는 하비브의 예를 들면서 유혈의 바그다드지만 결혼은 계속되고 있는 모습을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하비브는 수입이 중단된 생화 대신 조화를, 금색 장식띠 대신 안전한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베이지색 장식띠를 이용해 식장을 꾸민다.

손수 케이크를 만드는 하비브의 집은 냉동기 7대와 냉장고 3대가 점령하고 있고 4시간중 3시간동안 전기 공급이 끊기는 바그다드에서 이런 '설비'를 운영하기 위해 그녀의 정원은 발전기와 연료로 가득 차 있다.

예식장에서 전기가 끊긴 덕에 그녀는 케이크를 승용차 뒷자리에 넣고 작년 이맘 때보다 10배로 비싸진 휘발유를 아낌없이 써가며 차량용 냉방기를 가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쟁과 종파간 분쟁은 그녀의 사업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

기본적으로 수니파 구역인 도시 서쪽에서는 예식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시아파 구역인 동쪽에서도 노래나 춤이 허용되지 않는다.

전쟁 전에는 1주일에 5~6회 치렀던 결혼도 지금은 2~3회에 불과하고 500명을 웃돌았던 하객 역시 이제는 많아야 300명 정도다.

지난달에는 그녀가 장식을 맡았던 결혼식장에서 폭발물이 터지기도 했고 지난달 말에는 남편인 하크메트 아유브가 하마터면 가까스로 폭탄테러를 피하기도 했다.

미군 차량의 행렬 때문에 케이크를 배달하지 못해 신부로부터 항의를 듣는 것은 차라리 '애교'에 속한다.

하비브는 "심지어 웃을 때에도 걱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예식을 완전히 끝마칠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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