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길이 60km 땅 갈라져
영국연구팀 “100만년안에 분리”
영국연구팀 “100만년안에 분리”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 대륙에서 떨어져 나와 섬이 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에티오피아 아파르사막에서 지진으로 생긴 길이 60㎞, 폭 8m의 균열을 인공위성 등을 이용해 조사한 영국 런던대·옥스퍼드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대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20일 나온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었다.
이 거대한 균열은 아프리카판과 아라비아판이라는 지각판 구조가 땅 속 깊은 곳에서 벌어지며 지표를 잡아당겨 엷게 만들었기 때문에 생겼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불과 3주만에 생긴 이 균열을 전후해 160여차례의 지진이 일어나 1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가축들이 틈 사이에 빠져 죽기도 했다.
논문은 아프리카판과 아라비아판의 이동이 계속됨에 따라 틈 사이로 홍해의 바닷물이 흐르고, 100만년 안에 에티오피아 북동부와 에리트레아, 지부티 등은 아프리카 대륙과 분리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쥐라기 말기에 아프리카에서 분리된 마다가스카르와 같은 운명을 겪는다는 얘기다.
아파르사막의 틈 안으로는 두 개의 화산에서 축구장 2천개 분량의 마그마가 솟아올라 틈을 더욱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옥스퍼드대의 팀 라이트 박사는 “이런 운동이 계속되면 결국 홍해로까지 균열이 확장되고, 새로운 바다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해는 1천만년 이상이 걸린 아프리카판과 아라비아판의 이동 결과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특히 이 균열이 대륙 분리와 바다 생성을 눈 앞에서 재연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매년 손톱 자라는 길이(1~2㎝)만큼 멀어져 가는 구대륙과 신대륙 사이에서 확장되는 대서양과 홍해 주변 움직임이 아주 닮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의 신디 에빙거 박사는 “아파르사막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대륙 분리와 새로운 바다 분지의 형성에 관한 연구영역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팀은 대륙 분리가 지각의 갈라진 틈이 차차 벌어진 결과라기보다는 마그마의 급격한 유입에 따른 것이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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