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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랍국, ‘레바논 일병 구하기’…금융시장 붕괴 막아라

등록 2006-08-03 17:32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레바논 주변 중동국들이 레바논 지원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특히 이들 국가들은 이스라엘 공격으로 파손된 인프라 재건 지원 뿐 아니라 레바논 금융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막대한 달러화를 투입하고 있다. 레바논에 대한 투자가 상당한 상황에서 레바논의 금융시장이 붕괴될 경우 곧바로 자신들에게도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충돌이 발생한 지 처음 12일 동안 레바논이 입은 직접 피해액만도 20억달러에 달한다고 레바논 당국은 추산했다.

이에 따라 올들어 지난 5월까지만 해도 4-5%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레바논은 올 한해 제로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전망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금융시장의 붕괴였다. 베이루트의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레바논 사태 이후 불안에 휩싸인 예금주들의 인출사태가 속출하면서 중앙은행은 하루 5천만-1억달러에 달하는 현금을 방출, 지금까지 10억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금고에서 내줘야 했다.

이런 상태가 계속될 경우 레바논 파운드화 시장은 붕괴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우디 10억달러, 쿠웨이트 5억달러 등 양국이 레바논 중앙은행에 15억달러를 긴급 지원하면서 금융시장 동요을 완화할 수 있었다. 현재 레바논 은행 보유 잔고의 70%는 달러화로 채워졌다.

이 같은 아랍국가의 지원은 두가지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아랍국가의 대(對) 레바논 투자는 10억달러. 이들 가운데 상당액은 부동산이다. 아랍국가들의 레바논 금융권 예치액도 수십억달러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 보호를 위해서는 자신들이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베이루트 아우디은행의 이코노미스트인 마르완 바라카트는는 "이는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이라면서도 또 다른 측면을 제기했다. 즉 자신들이 레바논을 지원하고 있음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전체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들 국가의 지원을 레바논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역학관계에서 답을 구하고 있다.

시리아와 이란 중심의 한 축과 미국과 친분관계가 있는 수니 아랍 국가들이라는 또 한 축 사이에서 자신들의 독자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한편 사우디와 쿠웨이트는 금융권 지원 이외에 복구비용으로 5억달러와 3억달러를 각각 지원키로 했다. 카타르와 UAE도 레바논 은행 잔고를 모두 20억달러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이락 기자 choinal@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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