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미군 사령관도 경고…바그다드 미군 2배로
조지 케이시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이 7일 “이라크에서 지금 가장 심각한 위협은 전국적인 내전의 발발”이라고 밝혔다. 지난 일주일새 미군 고위지휘관으로선 세번째 ‘내전’ 경고다.
케이시 사령관은 〈에이비시(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상황을 내전으로 정의하는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바그다드의 분파적 폭력은 높은 수준이고 여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국적인) 내전으로 빠져들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물론 조지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가 내전상황이 아니라고 애써 강조하고 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라크가 내전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3일엔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과 존 아비자이드 중부군 사령관이 상원 청문회에서 ‘이라크 내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워싱턴 정치권에 충격을 줬다.
미군은 최근 바그다드 파병 병력을 7200여명에서 1만4천여명으로 두배 늘렸다. “바그다드 지역이 내전상황으로 빠져드는 걸 막기 위해서”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바그다드에서 이란과의 국경지대에 이르는 디얄라주 지역의 무력충돌 횟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 초까지 월 200건 정도였지만 지금은 월 500건에 달한다. 미군과 저항세력간 충돌이 아니라, 시아파와 수니파 등 종파간 충돌이 크게 늘어난 탓이다. 디얄라주 150만 인구 중 50%가 시아파, 35%가 수니파다. 여기에 쿠르드족과 다른 종파들이 섞여 있는 대표적인 종파 혼합지역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원 폭탄테러와 (종파) 지도자 암살과 납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늘어나고 있다. (폭력을 막아야할) 이라크 경찰과 보안군이 폭력사태의 대리인이라는 보도도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군 정보부의 평가를 보면, 전면적인 내전 지수를 100으로 놓았을 때 이 지역의 내전 지수는 75에 달한다.
<워싱턴포스트〉는 “현지 미군의 1차적 임무가 (저항세력 소탕이 아니라) 내전 발발을 막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찬수 기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