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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카이로 상징 ‘람세스 2세 석상’ 이전

등록 2006-08-24 21:45

오염으로 손상되고 있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 상이 28일 카이로 중심가에 서있다. 카이로의 교통이 가장 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8월 25일, 이 상은 바브 알-하디드 기차역에서 대이집트 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이집트 문화부가 밝혔다. (AP=연합뉴스)
오염으로 손상되고 있는 고대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 상이 28일 카이로 중심가에 서있다. 카이로의 교통이 가장 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8월 25일, 이 상은 바브 알-하디드 기차역에서 대이집트 박물관으로 옮겨질 예정이라고 이집트 문화부가 밝혔다. (AP=연합뉴스)
카이로 도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고대 이집트의 정복왕 `람세스 2세' 석상이 25일 새벽(현지시간) 이전된다.

3천200년 전에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석상은 고대 이집트 왕국의 수도였던 멤피스의 신전에서 1954년 카이로 도심의 바브 알-하디드 광장으로 옮겨졌고 이후 이 광장은 람세스광장으로 불렸다.

이집트 문화재 당국은 교통요지인 람세스광장을 통행하는 수많은 차량이 내뿜는 매연과 지하철 운행에 따른 진동으로 석상이 손상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따라 2002년부터 이전 작업을 추진해 이번에 결실을 보게 됐다.

석상이 이전되는 곳은 람세스광장에서 약 23㎞ 떨어진 카이로 외곽 기자 피라미드 인근의 이집트 대박물관 구역.

이집트 당국은 높이 11m에 무게가 83t에 이르는 석상을 성공적으로 옮기기 위해 콘크리트로 만든 95t의 복제품을 이용해 지난달 예행연습까지 마쳤다.

당국이 이전 D-데이로 25일 새벽을 택한 것은 도심교통량이 가장 적은 휴일(이슬람권은 금요일이 휴일)인 점이 고려됐다.

기술진은 이전 과정에서 초래될 수 있는 흠집을 예방하기 위해 석상에 완충재를 부착한 뒤 철제 빔으로 포장했다.

석상 이전에는 28개의 바퀴가 달리고 최대 140t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트레일러형 트럭이 동원되고 이 트럭의 운전실은 주변의 교통상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최첨단 기기가 장착돼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트럭 운전사로는 트레일러 운전경력이 40년인 베테랑 기사가 뽑혔다.

람세스 2세 석상을 새 집으로 옮기는 영광을 누리게 된 가라바위(60) 씨는 "이집트 역사상 가장 귀중한 유물을 옮기는 일을 맡게 돼 영광"이라며 "쉽지는 않겠지만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기술진은 본격적인 이전작업을 앞두고 석상을 받침대에서 분리하는 작업을 무사히 끝냈다. 또 석상의 이동로에 있는 가로수 가운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것들을 모두 베어냈다.

자히 하와스 이집트 고 유물위원회 위원장은 "석상들은 광장 보다는 신전이나 박물관에 있는 게 맞다"며 카이로 도심을 52년 간 지켜온 람세스 2세 석상을 옮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공사 초기 단계인 이집트 대박물관 구역에 석상을 옮기는 것을 비판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집트 고 유물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아흐메드 나와라는 23일 현지 TV에 출연해 대박물관 구역에 석상을 옮겨 놓을 경우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으로 오히려 손상될 우려가 있다며 대박물관이 완공될 때까지 이전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대박물관(the Grand Museum of Egypt) = 이집트 정부가 카이로 도심 타흐리르 광장에 있는 현 이집트 박물관의 유물 전시공간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짓고 있는 박물관이다. 1902년 세워진 현 이집트 박물관에는 10만여 점의 유물이 보관돼 있지만 전시공간 부족으로 상당수 유물은 빛을 보지 못한 채 지하창고에 방치돼 있다.

오는 2009년 완공될 예정인 대박물관은 쿠푸왕의 피라미드 등 이집트 내 3대 피라미드가 위치한 기자지역의 3만 8천㎡ 부지에 들어선다. 총 사업비로는 일본 정부가 제공하는 차관을 포함해 5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박물관은 `소년왕' 투탕카멘의 미라와 그의 무덤에서 발굴된 3천여 점의 유물을 비롯해 전시공간 부족으로 이집트박물관 지하창고 등에 방치된 수많은 유물들을 모아 전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집트 정부는 대박물관이 개관하면 연간 300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을 더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86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이집트를 찾았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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