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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 핵활동 중단 시한 앞두고 이란-미 신경전 가열

등록 2006-08-30 21:25

"전제조건을 달지 말고 협상을 시작하자.(이란)"

"우라늄 농축 등 핵활동 중단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미국)"

이달 말까지 이란에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라는 최후 통첩을 던져 놓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란은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여 온 유엔 안보리가 지난달 31일 결의를 통해 내놓은 이달 말까지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일축하면서 미국과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골람 알리 하다드-아델 이란 의회(마즐리스) 의장은 농축 중단 시한을 하루 앞둔 30일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의 인센티브 협상안에 대해 이란 정부가 제시한 지난 22일의 답변이 당사국들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며 제재 위협을 가하는 미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란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할 의회는 평화적 목적의 핵 에너지를 이용할 권리를 지킬 것"이라며 핵 주권을 강조해 온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등 행정부 지도자들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란은 현 단계에서 핵무기 비확산조약(NPT) 탈퇴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협상 분위기를 깨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란은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을 국제 외교무대에서 외톨이로 만들기 위한 외교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이란은 마디 사파리 외교차관을 29일 비동맹 핵 강국인 인도에 파견해 자국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으며,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 주도의 강경 행보를 못마땅해 하는 중국에도 특사를 보내 자국의 동맹축을 공고히 위한 외교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 이란은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 채 도전적인 핵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핵 활동 중단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워싱턴 포스트에 "이란은 새로운 양의 소규모 우라늄을 매우 느린 속도로 농축하는 일을 진행 중"이라며 이란 정부가 안보리 요구 시한에 맞춰 농축활동을 중단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란의 이런 움직임에 맞서 미국은 안보리가 대 이란 제재 결의안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해 자국을 지지하는 국가들을 규합해 안보리의 틀 밖에서 독자 제재하는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하는 등 전례 없이 강경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30일 미 행정부 관리 2명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러시아나 중국이 제재방안에 반대할 가능성을 상정해 후속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마련 중인 대안은 자국 입장을 지지하는 유럽연합(EU) 및 일본 등과 손 잡고 이란 핵 관련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금수 조치와 이란 정부 관계자들의 대외 자산동결 및 여행금지 조치를 골자로 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란 핵 문제를 맡고 있는 니컬러스 번스 미 국무차관은 "이란이 안보리의 우라늄 농축 중단 요구를 받아들일 어떤 기미도 찾아볼 수 없다"며 "31일까지 이란이 안보리 결의를 따르지 않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의 농축활동이 계속되고 있음을 확인하면 유엔에서 제재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주 중 베를린에서 유럽 관계국과 중국, 러시아 대표들을 만날 것"이라며 제재조치가 오는 9월 말쯤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쥐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동으로 미국이 안보리를 통한 제재 결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인센티브 협상안에 대한 답변이 우라늄 농축 중단 약속을 포함하지 않아 미흡하다는 미국의 지적이 나오면서 본격 거론된 제재론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고, 압바스 아라흐치 이란 외무차관의 방문을 받은 중국도 30일 이란 핵 문제를 외교적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힘으로써 미국의 제제 카드에 반기를 들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유럽 관리들도 제재문제를 논의하는 일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국제사회가 이란 핵 문제를 놓고 미국과 이란을 지지하는 국가군으로 양분해 대치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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