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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사우디서 메카사원 여성참배 제한 논란

등록 2006-08-31 07:55

사우디 아라비아 종교당국이 메카 대사원 내 카으바 성석의 근접 구역에서 여성참배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여성 차별논란이 일고 있다고 아랍권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오사마 알-바르 메카 순례(하지) 연구협회장은 "카으바 구역이 매우 좁고 혼잡한 점을 감안해 여성들이 카으바 주변(사흔)에서 벗어나 카으바를 볼 수 있는 더 좋고, 더 넓은 장소에서 예배를 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여성들은 달갑지 않게 여기겠지만 그렇게 하는 게 여성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며 "여성들과 마주 앉아 우리의 생각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번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사우디 여성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세계 무슬림학자협회의 사우디 여성 회원인 수하일라 함마드는 "남성과 여성은 모두가 알라(神)의 집에서 기도할 권리를 갖고 있고, 남성들이 그 권리를 빼앗을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카으바를 돌 때 남성과 여성들이 섞이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여성의 카으바 접근을 제한하려는 종교 당국의 결정을 여성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슬람 최고의 성지로 불리는 메카 대사원에 있는 카으바는 길이 12m, 너비 10m, 높이 15m의 입방체 구조물로, 전 세계 무슬림들이 어느 곳에서나 카으바 쪽을 향해 예배를 올릴 정도로 이슬람에서는 최고의 성물(聖物)로 통한다.


이 구조물 속에는 무슬림들이 천국에서 떨어진 것으로 믿지만 운석으로 추정되는 길이 약 30㎝ 크기의 검은 돌(聖石)이 안치돼 있다.

무슬림들은 카으바를 아랍인과 유대인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최초로 세우고,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가 재건한 것으로 믿는다.

무슬림들은 건강과 재정이 허락할 경우 평생 동안 최소 한 번은 하도록 돼 있는 메카 연례 성지 순례(하지) 때 카으바를 7번 도는 것으로 순례행사를 시작하며, 이 때 카으바에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는 것을 큰 영광으로 여긴다.

일반 모스크(이슬람 사원)에는 남녀가 예배보는 구역이 통상 구분돼 있지만 메카 대사원의 카으바 주변에는 이 구분이 없다.

이 때문에 이슬람력으로 매년 12월 8∼10일 행해지는 연례 순례(대 순례) 때는 수많은 순례객들이 남녀 가리지 않고 카으바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극심한 몸싸움을 벌여 종종 압사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여류 역사학자 하툰 알-파시는 메카 대사원에서 여성들의 참배를 제약하려는 움직임은 이슬람 역사상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사우디 남성들이 공공장소, 특히 모스크에서 여성들이 예배 보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며 종교당국은 이미 메디나에 있는 마호메트 묘역에서 여성들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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