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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9.11 테러 5주기 맞은 빈라덴 자택 풍경

등록 2006-09-12 16:55

아프간 동부 잘랄라바드시 외곽 시골마을
9.11 테러 5주기를 맞이한 오사마 빈 라덴의 아프가니스탄 자택은 주인 없이 적막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인터넷 판이 12일 보도했다.

빈 라덴의 자택은 뉴욕에서 장장 6천782 마일(1만851㎞)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고 아프간 동부 랑가라르주(州)의 주도인 잘랄라바드시(市)에서 승용차로 20분이면 도달하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있다. 빈라덴은 이 곳에 칩거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9.11테러를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5년전 자취를 감춘 빈 라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주민들과 접촉을 꺼린 문제의 인물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노동자인 악타르 굴(24)씨는 "테러가 발생한 날 저녁에 호송 차량 10대가 빈 라덴 집을 들락날락하는 것을 보았다"면서 "아무도 오사마를 보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그가 일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5년전 긴박했던 날을 떠올렸다.

학생인 압둘라 라힘다드(16)는 "러시아에 맞써 싸울 때 우리에게 도움을 주었던 좋은 사람이었다고 주민들은 기억하곤 한다"고 빈라덴에 대한 호감을 표시했다.

이웃 주민인 하지 사이드 아리프는 과거 탈레반 정권이 주민들의 TV 시청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라디오 뉴스를 통해 9.11테러 소식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빈라덴이 테러를 주도했다는 사실을 직감하자 공습을 우려해 짐을 싸들고 집을 나섰다고 회상했다.

빈 라덴은 1996년 수단에서 추방된 뒤 잘랄라바드로 이주했다.

그는 이곳에서 보수적인 군벌 지도자인 마울비칼리스를 만나 토지와 주택을 지급받았다. 2년 뒤 아프리카의 미대사관 건물 두곳에서 폭탄테러가 발생했고 3년뒤에는 돌진해온 항공기에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지는 이른바 9.11테러가 일어났다.


25년 가량 분쟁이 끊이지 않은 아프간의 주민들은 9.11 테러를 별도로 기억하는 것을 '사치'라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잘랄라바드시의 잔 무하마드 교사는 "목숨과 재산을 희생시킨다는 것은 엄청난 재앙이었다"면서 미국인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애도감을 표시했다.

주민들은 탈레반이 축출되고 자유와 서구식 자유선거, 수십억 달러의 개발기금을 선물받았지만 오히려 늦은 재건 속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빈 라덴 이웃의 크리켓팀 주장 아짐 칸은 "탈레반 정권은 자유를 억압했지만 24시간 전기를 공급했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몇시간 전기가 들어오면 운이 좋은 편"이라고 불평했다.

일부 주민들은 "빈 라덴이 미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면서 "빈 라덴을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순간 미국의 제국주의는 붕괴하고 만다"고 비꼬면서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서방세계의 빈 라덴 추격작전에 대해 깊은 회의감을 표시했다.

문관현 기자 khm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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