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비록 종파는 달라도 수니파와 시아파 교도들 간에 결혼도 하고 연애도 했으나 최근 이라크가 내전 양상을 빚으면서 종파가 다른 부부나 연인들이 이혼을 하거나 결별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다양한 부족들로 구성된 이라크의 경우 이종파간 결혼은 일종의 사회의 교착제 역할을 해왔으나 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는 지금 이러한 부부들이 이웃의 멸시를 피하려 이혼을 하거나, 약혼자들은 살해 위협 때문에 갈라서고 있다는 것.
심지어 각 종파에서는 다른 종파의 남녀와 데이트 하는 것 자체도 금지시키는 등 수니-시아파 남녀간에는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새로운 타부가 됐다.
그간 사담 후세인 정권하에서도 지배층인 수니파와 지배를 받는 시아파간에 늘 긴장은 있어왔지만, 그래도 이 종파간 결혼은 매일 예배를 드리는 것과 같은 평범한 일상사와 같았다는 것.
그러나 이종파 남녀간의 틈새는 사실 지난 2003년 이라크전 발발 이후 억눌렸던 시아파들이 자존심을 회복하면서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
수니파인 하메드 아야드(24)는 같은반 친구인 한 시아파 여성과 약혼을 했었는데, 이라크전 이후 약혼녀가 시아파의 성지인 카르발라나 나자프로 순례를 하는 등 그동안 억눌려왔던 자존심을 표현하자 파혼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회 현상 때문에 이라크의 사이버 공간에서는 "당신, 수니파냐 시아파냐?"라고 묻는 것이 남녀간의 첫 대화가 됐다.
이종파간 남녀 사랑의 금기는 수니-시아 양파간 증오가 더욱 커졌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이라크의 미래의 어두운 장래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한 라디오 방송국 책임자의 말을 인용, "대규모 내전을 앞두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편을 가를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긴장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결혼과 데이트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이 신문은 한 라디오 방송국 책임자의 말을 인용, "대규모 내전을 앞두고 모든 사람들이 서로 편을 가를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긴장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결혼과 데이트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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