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미국대사관을 겨냥한 테러공격이 12일 시리아 당국의 기민한 대처로 사실상 무산됨에 따라 이 사건이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지키고 있는 시리아와는 오랜 적대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 주된 이유는 시리아가 미국의 최대 우방인 이스라엘과 원수지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1년 취임 후 종신집권한 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이끌던 시리아가 1991년 걸프전 때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에 참여하면서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에 해빙 기운이 고조됐다.
하페즈 대통령은 그 후 대내적으로는 정치범 석방 등의 자유화 조치를 단행하고 대외적으로는 1995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에 관한 기본합의를 성사시키는 등 이집트와 요르단의 전철을 밟아 미국의 동맹 축에 가담할 수 있는 환경을 숙성시켰다.
하지만 양측 관계는 결국 이스라엘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최악의 관계로 반전됐다.
이스라엘이 1967년 이집트와 시리아가 구성한 아랍연합군과 벌인 제3차 중동전 때 빼앗은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의 온전한 반환을 거부하면서 두나라 관계가 악화했고 이 여파는 고스란히 시리아와 미국의 관계로 옮아갔다.
2000년 하페즈 대통령이 병사한 후 권력을 승계한 그의 아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범아랍주의와 비동맹 외교 노선을 고수하면서 이스라엘과의 영토 분쟁에서 추호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
이는 시리아가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결과를 낳았고 미국은 이를 문제삼아 시리아를 테러비호 세력으로 낙인찍었다.
시리아는 또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해 지금까지 외교관계를 맺지 않은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방편으로 1975년 내전 발발 직후 파견했던 레바논 주둔 병력을 계속 유지해 레바논 내의 반 이스라엘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견제를 받았다. 그런 상태에서 시리아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던 라피크 알-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지난해 2월 암살됐다. 미국은 이 사건의 배후로 시리아를 지목하고 다마스쿠스 주재 대사를 불러들여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은 또 시리아가 자국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이라크의 저항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으며 이렇게 악화된 양측 관계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최근 무력충돌했을 때 시리아가 헤즈볼라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면서 더욱 경색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 대사관을 노린 테러공격이 시리아 보안군의 제지로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은 이례적으로 적대관계에 있는 시리아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가 자국 대사관에 대한 테러 공격을 저지해 준 것에 감사한다며 대테러 전쟁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감사의 뜻과 함께 테러를 막는 과정에서 시리아 보안요원이 숨진 것에 조의를 표명했다. 미국의 이같은 반응은 이 사건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시리아 정부의 대응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며 그 반대의 경우였다면 양국 관계가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해 가까운 장래에 두 나라 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시리아의 반응도 이번 사태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워싱턴 주재 시리아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라크 사태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대 중동정책이 극단주의와 테러, 반미감정을 부추기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존의 중동정책을 재고할 것을 미국에 촉구했다. 성명은 또 미국은 테러의 근본원인을 파악하고 포괄적인 중동평화 중재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성명의 골자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을 무조건 테러집단으로 몰아가는 미국의 시각 교정을 주문한 것이어서 테러의 정의를 놓고 미국과 시리아의 견해에 큰 차이가 있음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시리아에 감사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것이 양국 관계를 당장 호전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시리아는 또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해 지금까지 외교관계를 맺지 않은 레바논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방편으로 1975년 내전 발발 직후 파견했던 레바논 주둔 병력을 계속 유지해 레바논 내의 반 이스라엘 세력을 약화시키려는 미국의 견제를 받았다. 그런 상태에서 시리아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던 라피크 알-하리리 레바논 총리가 지난해 2월 암살됐다. 미국은 이 사건의 배후로 시리아를 지목하고 다마스쿠스 주재 대사를 불러들여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은 또 시리아가 자국을 곤경에 빠뜨리기 위해 이라크의 저항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으며 이렇게 악화된 양측 관계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최근 무력충돌했을 때 시리아가 헤즈볼라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면서 더욱 경색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미 대사관을 노린 테러공격이 시리아 보안군의 제지로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자 미국은 이례적으로 적대관계에 있는 시리아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가 자국 대사관에 대한 테러 공격을 저지해 준 것에 감사한다며 대테러 전쟁에 동참할 것을 주문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감사의 뜻과 함께 테러를 막는 과정에서 시리아 보안요원이 숨진 것에 조의를 표명했다. 미국의 이같은 반응은 이 사건이 양국 관계를 개선하는 계기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은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미 국무부의 한 고위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시리아 정부의 대응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며 그 반대의 경우였다면 양국 관계가 더 나빠졌을 것"이라고 말해 가까운 장래에 두 나라 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시리아의 반응도 이번 사태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워싱턴 주재 시리아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라크 사태를 거론하면서 "미국의 대 중동정책이 극단주의와 테러, 반미감정을 부추기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기존의 중동정책을 재고할 것을 미국에 촉구했다. 성명은 또 미국은 테러의 근본원인을 파악하고 포괄적인 중동평화 중재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성명의 골자는 이스라엘과 미국에 적대적인 세력을 무조건 테러집단으로 몰아가는 미국의 시각 교정을 주문한 것이어서 테러의 정의를 놓고 미국과 시리아의 견해에 큰 차이가 있음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시리아에 감사 입장을 표명했지만 이것이 양국 관계를 당장 호전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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