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군에 붙잡히느니 발가벗고라도 도망치자

등록 2006-10-31 09:39수정 2006-10-31 10:01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도자 샤워중 체포위기 모면
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지도자가 이스라엘 군에 체포되지 않기 위해 발가벗은 채 달아나 화제가 되고 있다고 인터넷 신문인 월드넷데일리(WND)가 30일 보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요르단강 서안 북부 지역에서 활동하는 무장단체 `알-아크사 순교자 여단'의 고위 간부.

이스라엘 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이 남자는 이슬람권 명절인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료축제) 연휴 시작 전날인 지난 23일 밤 서안지역 난민촌에 있는 부모님 집을 찾아 오랜 만의 샤워를 즐겼다.

그런데 이 남자가 몸에 비누칠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집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났다.

웅성거림 속에서 `군인'이라는 말을 낚아챈 이 남자는 `이스라엘 군이 들이닥쳤다'고 직감하고 그대로 줄행랑을 쳤다.

욕실을 나서자 마자 발가벗은 채로 2층으로 올라간 그는 이웃 집 지붕을 타고 거리 쪽으로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다.

그는 곧바로 사람들이 빽빽하게 모여사는 난민촌 중심가를 200m 가량 내달렸다.

그는 달리면서 체조하듯이 앞 쪽에 사람이 보이면 중요 부분을 손으로 얼른 가리고, 뒤쪽에서 웃는 소리가 들리면 엉덩이 쪽으로 손 가리개를 잽싸게 옮기는 동작을 반복했다.


자신을 아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우스꽝스런 나체 달리기를 연출한 이 남자는 그나마 다행으로 친구 집으로 숨어 들어가 이스라엘 군에 체포될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이 남자는 한동안 주위 사람들로부터 "발가벗고 달아난 미친 놈"이라는 조롱을 감수할 지, 이스라엘 군에 붙잡혀 온갖 모욕과 고문을 당한 뒤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할 지를 선택해야 했다며 당시의 곤혹스러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WND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6차례의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한 세포조직을 이끌고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한 이 남자는 "앞으로는 샤워할 때도 옷을 입는 등 더욱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한 소식통은 아랍이슬람권 문화에서는 공공장소에서의 성기노출이 금기사항으로 돼 있어 어른들은 공중목욕탕에서도 성기를 가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스라엘 군의 체포를 피하기 위해 스트리킹한 이 남자 이야기는 팔레스타인의 비극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