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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터키, EU ‘높은 벽’ 또 좌절

등록 2006-11-08 18:35수정 2006-11-08 21:55

EU 보고서 “가입 부정적”
부패·이슬람국 거부감 탓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터키가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8일(현지시각) 발표한 유럽연합 가입협상 평가보고서에서 터키 가입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보고서는 “군대가 아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표현의 자유가 제약받고 있다” “부정부패가 만연하다” “종교의 자유가 제약받고 있다”는 등 부정적 평가 일색이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 신문은 “유럽연합이 터키의 느린 개혁 속도에 실망했다”며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현안은 터키가 유럽연합 회원국이자 앙숙인 키프로스에 항구를 개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제 유럽연합이 터키의 가입을 꺼리는 이유는 훨씬 복잡하다.

이슬람 국가에 대한 거부감, 유럽연합 소득의 25% 수준인 가난한 터키인의 이민 행렬에 대한 우려, 인구 7천만명인 터키의 유럽연합 내 영향력 확대에 대한 우려 등이 자리잡고 있다. 유럽연합 안에서는 가난한 동유럽 국가의 가입으로 부담이 커지자, 내년 1월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끝으로 27개 회원국을 더이상 확대하지 말자는 주장도 많다.

터키 가입을 둘러싸고는 과연 터키가 유럽에 속하느냐는 근본적인 의문도 나온다. 프랑스·독일·오스트리아·덴마크 등 터키의 가입에 부정적인 나라에서는 “터키는 유럽이 아니다”는 목소리가 만만찮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고민은 터키를 냉정하게 내칠 수도 없다는 데 있다. 터키는 유럽연합과 이슬람 세계의 연결고리이자 유럽이 중동과 아시아로 나아가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터키 의회의 메메트 뒬게르 외교위원장은 “유럽연합이 터키에 등을 돌리면 서양은 이슬람 세계와 연결하는 다리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찌됐든 지금 당장은 “터키와 유럽연합 사이의 조심스런 연애가 소란스런 이별로 치닫고 있다”는 〈에이피〉(AP) 통신의 평가가 정확한 것 같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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