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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화약고’ 중동에 핵무기 경쟁 불붙나

등록 2006-11-13 18:37

아랍 6개국 “핵에너지 개발”
최근 IAEA에 의사 밝혀
이란·이스라엘 의식한 듯
아랍 6개국이 나란히 핵에너지 개발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 핵무기 개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6개 국이 최근 이 기구에 핵에너지 개발 추진 의사를 밝혀왔다고 공개했다. 이들은 모두 표면적으로 원자력발전 등 핵에너지의 평화 이용을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6개국 중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알제리는 오펙(OPEC) 회원국으로 풍부한 석유 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이 원자력 발전을 서둘러야 할 어떤 이유도 없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들의 ‘저의’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고 홍콩 〈아주시보〉가 12일 보도했다. 원자력 발전을 통해 먼저 핵 관련 기술을 확보한 뒤 이를 군사적으로 전용하려는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의 진정한 의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약 이들 국가가 핵무기 보유국이 되기 위해 원자력 개발에 나섰다면, 이는 이란의 핵무장 임박과 이스라엘의 전술 핵무기 사용 의혹 등에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 보도는 전했다.

이란은 이미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2일에는 이스라엘을 포함해 중동 지역 대부분의 국가에 닿을 수 있는 사정거리 2000㎞의 ‘샤하브(유성)-3’ 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핵탄두도 실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핵보유국이 될 경우, 이란은 오펙 안에서 가장 강한 나라가 될 것이 확실하다.

7월 레바논의 무장정치조직 헤즈볼라와 충돌 때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지역에 정교한 전술핵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 또한 이들 나라들의 핵 무장을 부추겼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유럽의회 산하의 유럽 방사능방재위원회(ECRR)는 지난달 이스라엘이 폭격한 레바논의 히암 등 2곳의 토양에서 방사능이 검출된 것을 근거로, 이스라엘 공군이 농축우라늄을 사용한 지중관통형 폭탄 등을 투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한 바 있다.

북한의 핵실험 또한 이들에게 ‘교훈’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핵무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실제론 개발하지 못했던 이라크는 미국에 개전 구실을 줘 ‘망국’의 피해를 입은 반면, 북한과 이란은 핵무기 개발이 작은 나라의 자기 보위에 유력한 방법임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일단 이들 6개국과 핵 기술을 평화적인 용도로만 사용할 것을 약속하는 ‘원자력 에너지의 평화적 사용에 관한 협정’에 서명한 뒤 이들과 기술 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다. 원자력의 평화적 사용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 지구 온난화 문제를 개선할 수 있고, 핵의 평화적 이용은 국제사회가 지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핵에너지 관련 기술이 확산할 때 정치 상황의 변화에 따라 핵무기 개발 경쟁이 벌어질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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