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올메르트 총리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가 납치 병사의 석방을 조건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의 대거 석방을 약속하는 등 유화 자세를 보이고 나섰다. 이스라엘 공격 중지 등의 전제조건을 되풀이하기는 했지만, “손에 피를 묻힌”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풀어줄 수 없다던 애초 ‘원칙’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올메르트 총리는 2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6월 붙잡아 간 병사 1명을 돌려보내면 장기 구금자를 포함해 많은 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화 결과와 로드맵에 따라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회담을 제의했다.
이번 제안은 종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시점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자국 병사 납치사건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쪽에서 375명, 이스라엘 쪽에서 5명이 숨져 국제적 비난만 샀다.
이스라엘이 강경정책을 바꾼 데는 미국이 ‘부담스럽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마침 조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29일 요르단을 방문해 압둘라 2세 국왕 및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중동평화 문제를 논의한다.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쪽은 올메르트 총리의 제안에 “우리는 협상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가 주도하는 내각의 대변인은 “음모일 뿐이며, 올메르트는 국경에 관한 언급도 없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얘기하고 있다”며 제안을 일축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