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국가들, 시아파 이란과 직접대화 "노(NO)!"
이라크전의 상황 개선을 위해 이란, 시리아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온건 이슬람 국가들은 미국 만큼이나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고 영국 신문 파이낸셜 타임스가 30일 보도했다.
신문은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이집트 등 중동지역 수니파 국가들이 시아파 국가인 이란이 이라크에서 세를 확산해나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전했다.
이들 수니파 국가들은 이란과 시리아가 이라크 분쟁, 팔레스타인, 레바논 문제 등을 이용해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이 이란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압둘라 요르단 국왕은 29일 부시 대통령에게 이라크 내전은 이란과 시리아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는 `이라크연구그룹(ISG)'은 부시 행정부에 제출할 권고안에서 이란, 시리아와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부시 행정부는 중동지역 동맹국하고만 대화한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시아파 정부와 미군에 맞서고 있는 수니파 저항세력을 사우디 등 수니파 국가들이 전정시켜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친(親)서방 수니파 국가들에게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이라크의 수니파 지도자들이 저항세력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도록 압박해줄 것을 요청했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이 지난주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한 데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번 주 요르단 암만에서 친서방 이슬람 국가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요르단과 사우디 아라비아 관리들은 최근 이라크 내 수니파 성직자 단체인 이슬람성직자협회(AMS)의 하레스 알-다리 회장과 만나는 등 이라크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사우디 아라비아는 이란과 충돌하기를 원치 않지만 이라크가 이란의 수중에 떨어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yunzhe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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