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중동 너무 몰라
PSI 독립적 자세 긍정적
반총장 인터뷰 거절 아쉬워
PSI 독립적 자세 긍정적
반총장 인터뷰 거절 아쉬워
“남북 노동자 밥 따로 먹어 놀랐다”
〈알자지라〉가 개성공단을 만났다. 아랍을 대표하는 이 위성방송은 지난달부터 한국 특집 시리즈 7편을 내보내고 있다. 개성공단 특집은 이번 주 안에 방영한다.
27일 개성공단의 로만손과 신원 공장 등을 취재한 〈알자지라〉의 정치 담당 프로듀서 마야 베이둔(39)은 “개성공단은 남북 모두에게 흥미롭고 중요한 실험장이다. 다른 두 경제가 만난 장소이며 통일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성공단 취재 당시 북한 노동자와 직접 대화할 수 없게 하고, 한국의 관리자들이 북한 노동자에게 직접 임금을 주지 못하는 점은 문제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점심시간에 남북 노동자들이 따로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며, “서로 더 많이 섞이고 더 많이 교류하며 이 프로젝트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이 북한 핵무기를 만드는 ‘돈줄’이라는 한국과 미국의 일부 보수파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노동자들에게 주는 임금이 핵무기 개발에 쓰일 정도로 큰 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부터 한국 곳곳을 돌아본 그는 28일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40여일 동안 남북관계, 한미관계, 경제, 불교 등 한국특집을 취재하며 느낀 생각을 털어놨다. 레바논 출신인 그는 〈비비시(BBC)〉에서 일하다 10년 전 〈알자지라〉가 개국할 때부터 정치담당 프로듀서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취재하는 동안 거리의 사람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고, 한국인들이 중동을 너무 모른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그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물었을 땐 “호텔 이름인가요?”하는 대답이 돌아왔고, “저는 레바논에서 왔는데요”하면 “레바논이 어디예요”하는 대답에 마주쳤다.
〈알자지라〉가 한국 특집들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한국과 중동 간에는 수많은 물건이 오가지만, 서로 어떤 사회이고 어떤 사람들인지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이런 두 문화 사이에 다리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한미관계에 대해 정치인들과 일반인들을 폭넓게 취재한 그는 “한국이 미국과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부분에서는 독립 자세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미국의 압력에도 개성공단을 포기하지 않았고, 유엔 대북 제재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에서도 자국의 태도를 지키려 노력했다. 때로는 ‘예스’ 때로는 ‘노’라고 할 수 있는 게 건강한 관계다.”
그는 지난달 한국에 오자마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내정자 사무실에 연락해 여러 번 인터뷰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유엔 지도자로서 어렵고 복잡한 중동 문제들을 다뤄야 할 텐데 중동에 5천만의 시청자를 가진 〈알자지라〉와 인터뷰를 거절한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라크와 레바논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자, 그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그는 “이라크는 정말 심각하다. 미국은 내전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상황이 내전이 아니라면 뭐라고 묘사할 수 있나. 우리가 레바논 내전에서 겪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라크 주둔 한국 자이툰 부대에 대해서는 “전투에 개입하지 않고 건설과 의료 등 재건사업을 하고 있고, 병력 감축으로 1200명만 남으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는 유엔군이 레바논 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곧 북한 방문 취재를 신청해 다시 오겠다며 30일 카타르 도하의 〈알자지라〉 본사로 돌아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알자지라〉 제공
개성공단 취재중인 마야 베이둔 프로듀서
그는 지난달 한국에 오자마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내정자 사무실에 연락해 여러 번 인터뷰를 신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유엔 지도자로서 어렵고 복잡한 중동 문제들을 다뤄야 할 텐데 중동에 5천만의 시청자를 가진 〈알자지라〉와 인터뷰를 거절한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라크와 레바논에 대한 질문으로 넘어가자, 그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그는 “이라크는 정말 심각하다. 미국은 내전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상황이 내전이 아니라면 뭐라고 묘사할 수 있나. 우리가 레바논 내전에서 겪었던 것과 똑같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라크 주둔 한국 자이툰 부대에 대해서는 “전투에 개입하지 않고 건설과 의료 등 재건사업을 하고 있고, 병력 감축으로 1200명만 남으면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레바논 유엔 평화유지군 파병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는 유엔군이 레바논 안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곧 북한 방문 취재를 신청해 다시 오겠다며 30일 카타르 도하의 〈알자지라〉 본사로 돌아갔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사진 김정효 기자, 〈알자지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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