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정부는 미국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경우 이라크 수니파가 시아파와 싸울 수 있도록 수니파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3일 양국의 외교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의 말이라며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지난 11월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의 리야드 방문중에 이같은 사우디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문제와 아랍-이스라엘 문제를 논의한다는 명목으로 사우디를 방문한 바 있다.
압둘라 국왕은 체니 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 핵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한다는 미국정부의 방침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한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이의 평화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제까지 미군이 이라크에 계속 주둔하는 한 이라크 수니파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고 뉴욕 타임스는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그러나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면 세력이 미약한 수니파가 학살을 당하는 등 피해를 입을 것이 분명한 만큼 미군의 이라크 철수에 반대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이었다.
한편 투르키 알 파이잘 주미 사우디 대사는 11일 대사직을 사임했다고 발표했다. 투르키 대사의 사임에 앞서 사우디의 한 외교관이 워싱턴 포스트 의견란에 이라크에서 내전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우디는 수니파를 지원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발표한 후 파면당했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jk@yna.co.kr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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