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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잇단 테러로 팔레스탄인 내분심화…배후 논란 주목

등록 2006-12-13 21:07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정파 간 분쟁을 격화시킬 수 있는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테러는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인 하마스와 파타당 간의 연립내각 구성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뒤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연립내각 구성협상이 사실상 깨져 하마스와 파타당 사이에 불신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발생하는 이들 테러는 내전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테러의 배후는 누구일까.

◇ 잇단 테러..배후는 오리무중 = 지난 10일 가자지구에서는 하마스 각료를 노린 테러가 있었다.

하마스 소속인 사이드 시얌 자치정부 내무장관 차량 행렬이 일단의 무장 괴한들로부터 총격을 받은 것이다.

또 11일에는 파타당 간부인 바하 발루셰의 어린 아들 셋이 승용차로 등교하던 중 괴한들이 난사한 총에 맞아 참혹하게 숨졌다.

가자지구에서 어린이들을 겨냥한 테러공격이 발생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팔레스타인인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13일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하마스 무장조직 간부이자 법관인 바삼 알-파라(30)가 괴한들에 피살됐다.

목격자들은 알-파라가 승용차에서 내려 이슬람 법정 건물 쪽으로 걸어가는 데 괴한 4명이 총을 난사한 뒤 차를 타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테러 용의자들은 지금까지 한 명도 잡히지 않았다.

범인들이 테러를 감행한 뒤 바로 달아나는 수법을 쓰기 때문이다.

◇ 하마스-파타당 대립 고조 = 이런 테러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예외 없이 하마스 또는 파타당 쪽 사람인 지로 구분된다.

피해자가 하마스 쪽 인사이면 하마스는 파타당을 배후라고 비난하며 보복을 다짐하고, 그 반대일 경우는 파타당이 하마스를 의심하는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양측은 상대 인사에 대한 공격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날 발생한 하마스 소속 법관 피살사건에서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하마스 대변인으로 활동하는 파우지 바르훔은 알-파라 암살범은 이전에 하마스 지도자들을 살해한 동일한 세력이라고 단정하고 범인들을 색출해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바르훔의 언급은 사건의 배후에 파타당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타우피크 아부 쿠사 파타당 대변인은 하마스 측 비난을 일축했다.

쿠사 대변인은 "우리는 배후가 누구이냐에 관계없이 혼란을 초래하는 모든 테러행위를 규탄한다"며 심증을 토대로 한 비난을 중단하라고 하마스에 촉구했다.

◇ 범인과 테러 동기 둘러싼 의혹 증폭 = 졸지에 자식 셋을 잃은 발루셰는 그동안 2차례의 암살공격을 모면한 인물로, 10년 전 파타당 소속 정보부 간부로 일하면서 경쟁 정파인 하마스 요원들에 대한 탄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날 피살된 알-파라는 파타당 간부들을 노린 여러 건의 공격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익명의 파타당 관리들은 주장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 같은 점에 근거해 가자지구에서 잇따르는 테러가 정적에 대한 정파 간 보복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테러 사건을 단순히 하마스와 파타당 간의 보복전으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이들 테러는 어김없이 팔레스타인 양대 정파인 하마스와 파타당의 내분을 심화시키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상대를 의심하는 하마스와 파타당 지지자들이 최고 지휘부의 통제에 따르지 않고 보복공격에 나설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반복되다 보면 최악의 경우 내전상황이 조성될 수도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마스와 파타당의 내분 격화는 양측 모두에 이로울 게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가자지구를 극도의 혼란 속으로 밀어넣고 있는 테러의 배후에 팔레스타인 내부를 분열시켜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려는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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